[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2018년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을 잠정 합의했다. 지난해 6월 첫 상견례 이후 11개월 만에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15일 열린 제29차 본교섭에서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 16일 새벽 임단협 잠정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이번 잠정 합의안에는 기본급 유지에 따른 보상금(100만 원) 지급과 식대 보조금 3만5,000원 인상, 성과급 총 976만 원에 생산성 격려금 50% 지급 등이 포함됐다.

특히, 작업 전환배치 등 인사권에 대해서는 ‘절차를 개선하고 단체협약 문구에 반영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신규 직원 채용 등은 직업 훈련생 60명 충원과 점심시간 연장, 질병 예방을 위한 10억 원의 설비 투자, 관련 위원회 활성화 등의 합의점에 도달했다.

노조는 21일 총회를 열어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쳐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노사의 합의를 두고 “분규가 계속될 경우 회사의 명운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사 양측이 한발씩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처=르노삼성차)
(출처=르노삼성차)

■ 임단협 11개월…남은 과제 산더미

실제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9만369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판매량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임단협 협상이 길어지면서 르노삼성차의 저조한 판매실적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1만3,720대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6%나 줄어든 수치다. 내수 판매량과 수출 모두 줄어들었다.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6,175대로 지난해 대비 10.5% 감소했으며, 수출의 경우 7,545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53.4%나 감소했다.

그나마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물량이 있어, 적자는 면하고 있었지만 닛산 로그의 생산도 오는 9월까지만 할 수 있다. 계약 기간이 지나면 부산공장은 닛산 로그를 생산할 수 없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지난해 총 10만7,245대의 닛산 로그를 생산했다. 이는 부산공장 총 생산량인 22만7,577대의 절반(47.1%)를 차지하는 수치다.

만약 로그 이후 후속 생산 모델을 받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11개월만에 극적으로 잠정 합의에 이르렀지만,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많은 것이다.

이에 르노삼성차 측은 노조와 임단협 협상을 두고 갈등을 이어오면서 판매량이 줄어들었지만, 이번 합의안 타결을 시작으로 탄력을 받은 만큼 투표가 통과될 경우 적극적인 신차 출시 등을 앞세워 판매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내년 1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XM3’를 포함해 ‘SM6’, ‘QM6’ 등의 부분변경 모델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달부터 일반인도 구입 가능해진 LPG차량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 르노삼성차의 LPG모델 비중은 지난달 63.6%로 지난 3월보다 34.1% 증가했다.

또 ‘닛산 로그’ 후속 물량에 대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난 3월 도미닉 시뇨라 사장이 프랑스 르노 본사를 직접 방문해 메시지를 전달한 이후, 후속 물량이 스페인 바랴돌리드 공장에 넘어가지 않도록 꾸준히 연락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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