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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 “집단소송제로 기업에 경각심 줄 수 있어”
[인터뷰]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 “집단소송제로 기업에 경각심 줄 수 있어”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9.06.04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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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피해 구제 첫 단추 집단소송제②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가습기 살균제 참사, 홈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대진 라돈침대 사건, BMW 차량 화재 사건, KT 화재 사건 등의 피해자들이 한 목소리로 촉구하는 것이 있다. 바로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이다.

피해자 당사자뿐 아니다. 집단적으로 발생한 소비자 피해를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해 반드시 집단소송제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각계 전문가들의 주장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제기돼 왔으나 논의 단계에서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출처=컨슈머치)
(출처=컨슈머치)

집단소송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27일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허경옥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10만 원 정도의 피해금액을 구제 받기 위해 개개인이 법원에 찾아가 소송을 제기한다는 건 굉장히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이라며 “그러나 적은 액수라고 소비자들이 피해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넘어가면 기업들은 계속 문제점을 고치려 노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상품은 대량으로 공급되며, 전 국민 나아가 전 세계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대다수다. 이를 통해 소비자 피해는 소액‧다수라는 특징을 가지게 됐다.

다시 말해 피해금액은 적고 동일‧유사한 소비자 피해가 다수의 소비자에게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인데, 이에 대해 개별 소비자가 일일이 대응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허 교수는 “피해 유형이 소액‧다수 일 때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도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것 아니냐”며 “그렇기 때문에 일부 피해자가 소송에서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들도 배상받을 수 있는 집단소송제도 도입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허 교수는 기업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게 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집단소송제가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집단소송제는 2005년 증권분야에 국한해 처음 도입된 이후 일반 소비자 피해 문제로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허 교수는 “증권업 관련해서는 집단소송에 대한 규정이 개별법에 일부 들어가 있지만 액수가 적은 보통의 소비자 피해는 여전히 집단소송에 대한 규정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가장 대표적인 집단 소비자 피해 사례인 개인정보 침해나 유출 문제의 경우 당장 피부에 와 닿는 상처나 금전적 피해가 없다 보니 소비자들 스스로 피해를 당했다는 의식도 없어 더욱 해당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집단소송제도 도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굵직한 이슈가 터질 때마다 매번 집단소송과 관련한 법제가 나왔지만 논의에만 그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주요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관련 법안이 마련된 상태다.

허 교수는 “미국의 ‘집단소송’ 이른바 클래스 액션(Class action)은 개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피해 보상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독일의 ‘단체소송’은 기업의 부당한 행위 근절을 목표로 한다는 차이가 있으며, 따라서 소송 자체도 개인이 아니라 공인된 단체에서 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컨슈머치)
(출처=컨슈머치)

우리나라는 2006년 소비자보호법을 소비자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하면서 독일식의 소비자단체소송 제도를 일부 받아 들였다.

이렇게 소비자단체소송이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50인 이상의 소비자 소송 업무를 수행할 제반 여건을 갖춘 소비자단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2016년에는 소비자기본법 개정을 통해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단체소송의 수행 주체로 인정되면서 원고적격이 확대됐지만 단체소송만으로 제대로 된 소비자 권익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허 교수는 지적한다.

허 교수는 “소비자원 자체가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체소송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져 잘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체소송제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건‧사고 방지 차원에 목적이 있을 뿐 개개인에 보상금을 주겠다는 취지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 잘못으로 판정이 나오더라도 개인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또 다시 민법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구조”라며 “사실상 우리나라는 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나라나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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