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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레몬법 시행 한 달 "소비자 보호, 아직 멀었다"
대한민국 레몬법 시행 한 달 "소비자 보호, 아직 멀었다"
  • 송수연/이시현 기자
  • 승인 2019.02.1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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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차는 '레몬'입니까②

[컨슈머치 = 송수연 이시현 기자] 자동차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레몬법이 레몬만큼 ‘시다’는 소비자들의 혹평이 많다.

레몬법 적용 기준의 모호함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없이 과연, 레몬법을 통해 소비자 피해 구제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것.

전문가들도 현재의 한국형 레몬법은 소비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레몬법 적용은 어디까지?

올해부터 신차 구매 시 동일 결함 및 반복적 하자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레몬법이 시행된다.

구체적으로 1년 이내 신차에서 중대 하자가 2회 발생하거나 일반 하자가 3회 발생한 뒤에도 또 다시 같은 하자가 발생하면 레몬법을 적용 받을 수 있다.

레몬법이 시행되더라도 소비자가 레몬법의 혜택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자동차 중대하자라는 것이 명쾌하게 정의된 바 없다”면서 “자동차 관리법에서는 원동기·동력전달장치·조향장치·제동장치 등에서 발생한 하자를 중대하자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하면 보증수리 대상임에도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식으로 자동차 회사의 입장에 따라 회사 측에 유리하게 주장한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령 엔진이라고 해도 일부 엔진 부품은 파워트레인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 부품이라며 동력 계통 보증수리를 해줄 수 없다는 주장도 비일비재 했다”고 덧붙였다.

녹·부식이나 배기가스 실내 유입 같은 경우, 중대하자로 보지 않아 레몬법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성수현 서울YMCA 간사는 “녹·부식 같은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녹이 구동부위나 완충부위로 이전되면서 심할 경우 차가 주행하다 주저앉는 등의 대형 사고를 낳을 수 있지만 이를 중대 하자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일반하자에는 해당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제는 녹·부식 하자로 1회 수리를 받을 경우, 이미 자동차에 대한 재산적 가치는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녹·부식 하자가 3회 이상 발생할 확률은 현저히 적어 레몬법 적용을 받기란 상당히 어렵다.

성수현 간사는 위의 사례를 예로 들어 “소비자 입장에서 레몬법이 와 닿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배기가스 유입도 운전자와 동승자의 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줌에도 이 부분도 중대한 하자라고 인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엔진 결함 문제도 접수된 내용에 따라 때로는 결함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첨언했다.

■ 레몬법, 소비자 요구 수준에 못 미쳐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레몬법이 소비자보호법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중대한 하자라고 판단되는 결함들이 위처럼 일반 하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녹·부식 이슈만 하더라도 서울YMCA 자동차안전센터에 가장 많이 접수되는 신차 관련 하자임은 물론, 안전 운행을 그르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그럼에도 레몬법을 적용받기 어렵다.

법에 정한 요건들을 충족하기가 어렵고 기존 자동차관리법에서도 그랬듯 레몬법 역시 결함에 대한 하자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탓이다.

성수현 간사는 “BMW 화재 이슈 때도 공통적으로 나온 얘기가 소비자 입장에서 충분히 중대 결함인데 이를 보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었다”면서 “이런 부분들이 명확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재 국토교통부 같은 경우는 교환, 환불 제도 마련에 따라 현재 중재제도에 대해 준비 중인 것 같은데 저희가 봤을 때는 이 역시 한계가 있다”고 우려하고 “레몬법 시행에도 상황이 크게 변한 것은 없어 소비자가 요구해왔던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이정주 회장은 “중대 하자 및 기타 하자까지 환불·교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소비자보호에 한층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자동차 회사의 이행 의지와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 레몬법, 오렌지되려면

소비자단체들은 레몬법이 소비자 친화적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계약서에 레몬법 조항을 기록해야만 레몬법에 의한 보상을 받도록 한 것부터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주 회장은 “구입한 자동차에 하자가 있다면 환불·교환해 주겠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추가 기재해야만 적용된다는 것은 레몬법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소비자가 정상 자동차로 알고 구입한 차가 하자 차량이라면 보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레몬법이 시행 된지 벌써 1개월이 흘렀지만 볼보자동차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회사가 계약서에 자동차관리법 상의 교환·환불 중재 규정(레몬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단체들은 계약서에 서명 전, 레몬법이 적용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미국처럼 집단소송제나 징벌적배상제도가 가동돼야 소비자보호법으로서의 힘이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성수현 간사는 “레몬법이 아직 시작 단계이니 만큼 앞으로 조금씩 보완되겠지만, 집단소송제도나 징벌적배상제도가 도입돼야 결함 및 하자 발생 시 소비자의 대규모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0대 차주 권 모씨는 “당장의 실효성을 떠나 소비자를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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