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협찬 쿠폰 제공도 문제지만…"
'100원 쿠폰 제공', '선착순 결제 이벤트' 등 배려 없는 마케팅 분노 유발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정뚝떨. 배민 탈퇴하고 요기요로 갈아탑니다”

배달의민족을 즐겨 이용하던 단골 고객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최근 연예인과 유투버 등 몇몇 유명인을 대상으로 고액의 협찬 쿠폰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일부 고객들의 회원탈퇴 및 앱 삭제 선언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단순히 이번 유명인 협찬 쿠폰만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단골 고객을 푸대접하는 마케팅을 일삼아 온 것에 대해 누적돼 왔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진 것뿐이라고 토로한다.

어쩌다 배달의민족은 이토록 민심을 잃게 됐을까?

▶“배민은 잡은 물고기에 밥을 주지 않는다…”

(출처=배달의민족 캡쳐)
(출처=배달의민족 캡쳐)

배달의민족 이용자들 호소하는 가장 큰 불만은 업체 측이 신규 회원 유입에만 몰두한 채 VIP등급 회원 등 단골 고객에게는 혜택을 돌려주지 않아 ‘찬밥신세’처럼 느껴지게 만든다는 점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배달의민족은 ‘배민 안 써본 사람을 찾습니다’ 이벤트를 통해 첫 주문 시 1만 원 무료 쿠폰 1개, 이후 추가로 1만 원 쿠폰 2개를 제공해 신규 고객에게 총 3만 원의 혜택을 선사했다. 해당 이벤트의 반응은 뜨거웠고, 배달의민족은 신규 유입을 늘리는데 톡톡히 효과를 봤다.

반면 기존 이용자들의 혜택은 축소됐다. 배달의민족이 멤버십 등급에 따라 차등 제공하던 포인트적립제를 6월 30일부로 종료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혜택 축소에 대한 기존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게 된다.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한 달에 세 번 정도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있다는 직장인 박지용(33세)씨는 “최근 반 년 간 모은 포인트가 1,000원도 되지 않는다”며 “예전에 비해 포인트 쌓이는 속도가 느리다고 느끼던 있던 차에 아예 적립제가 폐지된다니 황당하다. 신규 고객만 잡으려다 단골 고객들은 다 놓치게 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포인트 적립제 폐지와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배달의민족 측은 고객 입장에서 포인트 적립보다 활용도가 더 높고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과 이벤트에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은 이달 ‘배민 많이 쓰는 사람을 찾습니다’ 이벤트를 통해 기존 회원들에게도 혜택을 돌려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기존 이용자들의 불만은 현재 진행형이다.

해당 이벤트는 약 28일의 기간 동안 추첨을 통해 매일 총 1억 원 규모의 할인 쿠폰을 배포하는 이벤트로, 업체 측은 주문 누적 주문 횟수가 많을수록 추첨될 확률이 높고 더 높은 금액의 쿠폰을 수령할 기회도 갖게 된다고 설명하지만 이용자들의 체감은 딴판이라는 것.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소비자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주문을 주로 내 휴대폰으로 하다 보니 나는 등급이 천생연분이고 동생은 신규인데, 동생 아이디로만 3만 원 쿠폰이 당첨됐다”며 “업체에서 실제 쿠폰을 주는 기준이 정확히 설정돼 이는 것인지 알고 싶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하던 이벤트의 경우 추첨 없이 모두 혜택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단골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는 아무리 등급이 높아도 확률에 따라 혜택을 받고 못 받고가 나눠진다는 점도 불만사항 중 하나다.

▶“안 하느니만 못한 마케팅?”

배달의민족이 진행하는 이벤트가 소비자들의 불만을 유발한 것은 이전에도 비일비재 했던 일이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됐던 건 지난 4월 말 진행 된 ‘할인정복’(End of Chicken Game) 이벤트다. 업체 측은 당초 이틀 간 30만 장의 할인 쿠폰을 배포할 계획이었으나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서버가 마비되는 한 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출처=배달의민족 캡쳐)
(출처=배달의민족 캡쳐)

결국 이벤트가 하루 지연되면서 선착순에 들기 위해 시간을 낭비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이벤트 지연 여파로 이벤트를 대비해 영업을 준비하던 외식업 자영업자들에겐 재료 준비 문제 등 직접적인 손해가 이어졌다.

이밖에 100원 쿠폰을 제공하거나 선착순으로 쿠폰을 지급 받았다 하더라도 결제까지 선착순에 들어야 쓸 수 있는 구조의 이벤트 내용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출처=김은주 기자)
(출처=김은주 기자)

일부 소비자들은 차라리 이벤트를 안 하면 중간이라도 갈 텐데 왜 사서 비난을 받는 마케팅을 벌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이처럼 이런 저런 불만이 쌓이고 있던 가운데 최근 논란이 된 유명인 쿠폰 협찬은 실 소비자들이 그동안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면서 느꼈던 서운함이 폭발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 의도가 무엇이든 소비자를 기분 상하게 하거나 불만이 나오게 하는 마케팅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마케팅”이라며 “소비자와 교감이 중요한 업계인 만큼 마케팅을 진행할 때 소비자 마음을 섬세하게 헤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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