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평소 친하게 지내는 여동생이 있다. 그는 몇 년 전 자신의 첫 차량으로 쌍용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를 구입했다.

새로 산 차를 보고 싶다는 말에 그는 티볼리를 끌고 찾아왔고, 그날 본 하얀 티볼리는 마치 하얀 갑옷을 입고 있는 기사처럼 듬직해보였다.

그 이후 차도를 달리는 티볼리를 볼 때마다 한 번쯤 몰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난 17일 비로소 몰아본 티볼리는 SUV 명가(名家) 태생의 자태와 성능을 보여줬다.

지난 17일 쌍용자동차는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스테이지28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이날 시승코스는 스테이지28부터 투썸플레이스 춘천구봉산점까지 이어지는 왕복 169Km 구간으로, 시승차량은 ‘Very New TIVOLI’(베리 뉴 티볼리)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 모델이었다.

(사진=김현우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 고요함 속 폭발하는 주행본능…연비도 나쁘지 않네?

티볼리 시승에 앞서 걱정이 앞섰다. 시승차량이 쌍용차 사상 처음으로 GDI 가솔린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내부 소음과 승차감이 가장 걱정스러웠다. 이전 티볼리에는 MPI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있었다. 출력이나 연비가 GDI 가솔린 엔진보다는 떨어지지만 조용하고 향후 차량관리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베리 뉴 티볼리의 GDI 가솔린 엔진(사진=김현우 기자)
베리 뉴 티볼리에 최초로 탑재된 GDI 가솔린 엔진(사진=김현우 기자)

티볼리는 여성들의 수요가 높은 차량이다. 대다수의 여성들은 주행성능보다는 조용하고 편한 승차감, 그리고 향후 차량관리의 편의성에서 차량을 선택한다. 이 부분에서 ‘쌍용차는 왜 티볼리에 GDI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을까’라는 의문도 생겼다.

하지만 기우였다.

직접 몰아본 베리 뉴 티볼리는 소형 SUV답지 않게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올라탄 이후 평균 100km/h 수준의 속도를 유지하거나, 그 이상의 속도로 주행했지만 옆 좌석에 앉은 사람과의 대화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의 정숙함을 보였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나긋한 엔진음과 밟았을 때 나는 거친 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불쾌한 소음은 없었다.

특히 풍절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보통 준중형차급 세단이나 소형 SUV의 경우 고속주행 시 어느 정도의 풍절음이 들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베리 뉴 티볼리는 풍절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었다.

동력 성능도 이전 모델에 비해 많이 좋아졌음을 느꼈다. 이는 제원상 성능을 비교했을 때 알 수 있다. 베리 뉴 티볼리의 GDI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6.5kg·m의 힘을 발휘한다.

이전 모델에 탑재된 MPI 가솔린 엔진이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6.0kg·m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힘이 좋다.

토크값이 이전 모델에 비해 월등히 높다. 실제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배기량 1500cc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앞으로 치고 나간다.

다만, 120km/h 이상 고속 주행을 시도할 경우 엑셀레이터를 깊게 밟아도 RPM 게이지만 올라가고 속도는 거의 올라가지 않아 디젤엔진에 비해서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연비는 무난했다. 도로를 주행하면서 급가속, 급제동, 스포츠 모드 등을 번갈아 쓰면서 비경제적인 운전을 했음에도 10Km/ℓ 이상의 연비를 기록했다.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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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던 점은 차간거리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구간 단속에 들어섰을 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켰지만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며 차선을 따라가는 최근의 신차와는 달리 티볼리는 지정한 속도에 맞춰 달리기만 한다.

차선 유지보조 기능이나 차선 이탈경보 기능, 안전거리 경보 기능 등이 탑재된 점은 다행이지만 능동적인 주행보조가 없는 점은 최근 신차치곤 평범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넓직한 실내, 이것저것 다 들어가

베리 뉴 티볼리에서 눈길을 끈 것은 단연 외관이다. 투톤컬로로 마치 MINI사의 차량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차량 성능만큼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에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어 눈길을 끈 것은 인테리어다. 이날 시승차량이 최상위 트림에 온갖 옵션이 다 들어가 있는 차량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인테리어만큼은 플래그십 모델의 그것을 떠올리게 했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10.25인치에 달하는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과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9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 스크린, 그리고 이를 포함하는 디지털 인터페이스 블레이즈 콕핏이다.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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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계기판에서 네비게이션을 띄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네비게이션 정보를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동시에 띄울 수 있어 주행에 집중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계기판에만 네비게이션을 띄울 수 있기 때문에,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로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보인다.

(사진=김현우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실내 색상 역시 기본인 블랙, 버건디 투톤, 소프트 그레이 등 세가지를 고를 수 있어 소비자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시트 자체에도 편의장치가 많이 탑재돼 있어 운전자와 탑승자들을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동급최초로 ‘4way 럼버 서포트’가 탑재돼, 요추 등받이를 설정해 장시간 운전 피로를 덜어줄 수 있다.

또 뒷좌석 각도조절(리클라이닝) 각이 32.5°까지 조절돼 장시간 이동을 할 경우에도 탑승객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열선도 들어가 있어 가족용 차량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1열과 2열 시트 사이 공간 역시 충분했다. 베리 뉴 티볼리의 휠베이스는 2,600㎜로 경쟁 차종이 될 현대차 베뉴 등에 비해 80mm 더 길다. 1열 시트를 최대한 뒤로 뺐음에도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사진=김현우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드렁크 공간이 넓고 뒷좌석을 부분적으로만 접을 수 있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베리 뉴 티볼리의 장점이다. ‘이것이야말로 SUV 본연의 목적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선 뒷좌석을 내리지 않더라도 공간이 꽤 넓다. 이 상태에서 매직트레이라고 불리는 아래쪽 공간까지 활용할 경우 427ℓ의 적재공간이 생긴다. 이어 뒷좌석을 접어서 공간을 더 넓게 만들 경우 성인 남성이 들어가도 여유가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생긴다.

(사진=김현우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베리 뉴 티볼리의 판매가격은 가솔린 모델의 경우 ▲V1(M/T) 1678만 원 ▲V1(A/T) 1838만 원 ▲V3 2050만 원 ▲V5 2193만 원 ▲V7 2355만 원이다.

디젤 모델은 ▲V1 2055만 원 ▲V3 2240만 원 ▲V5 2378만 원 ▲V7 2535만 원이다.

위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율 30% 인하를 적용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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