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미닫이문에 손가락 골절을 입은 소비자가 시설물 하자로 피해보상을 요구했고, 호텔 측은 소비자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호텔 뷔페를 이용하다가 오른쪽 미닫이문을 양손으로 잡고 닫던 중 왼쪽 미닫이문이 밀려오는 바람에 왼쪽 집게손가락이 미닫이문 사이에 끼면서 골절상을 입게 됐다.

A씨는 이로 인해 3일 동안 대학병원에 입원해 비관혈적 골정복술 및 금속강선 고정술을 시행한 후 약 4주 간 추후 경과 관찰을 요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호텔의 시설물 안전관리 소홀로 인해 상해가 발생했으므로 호텔 측에 기왕치료비 전액 및 장래의 재활치료비 50만 원을 배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미닫이문을 구성하는 부위 중 어딘가가 부서져서 예상한 방식대로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아닌 이상 A씨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본다며 A씨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손가락, 골절 (출처=PIXABAY)
손가락, 골절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호텔 측이 사고방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A씨에게 기왕치료비의 70%를 보상하라고 결정했다. 

호텔 측의 지배 아래 놓인 식당은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관련 시설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안전을 배려해야 할 신의칙상 보호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한쪽 문을 닫으면 반대쪽 문도 함께 다가와 닫힐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려우며, 호텔 측은 미닫이문의 사용에 관한 주의사항을 고지하거나 스펀지를 부착하는 등 미닫이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

다만, A씨는 주변 다른 룸에 있는 문의 형태를 관찰함으로써 그 작동원리를 알 수도 있고, 크고 무거운 미닫이문의 특성 상 A씨가 사고의 가능성을 전혀 예측 불가능하다고 보긴 어려우므로 A씨 또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비했어야 함에도 부주의한 잘못이 인정된다.

A씨의 과실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했다고 판단되는 점 등을 고려해, 호텔 측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따라서, 호텔 측은 A씨에게 기왕치료비 137만6690원의 70%인 96만3000원(1000원 미만 버림)을 지급해야 한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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