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VIEW] 70대의 오말순, 20대의 오두리를 품은 스물한 살 심은경의 성장통

※ 본 기사는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로, 영화 내용이 일부 노출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정말, 이래도 안보렵니까?"

[소비자고발신문 박선영 기자] 보고 싶었던 ‘다양성 영화’가 무척 많았으나, 상영관도 상영시간도 여의치 않아 선택하게 된 영화였습니다. <수상한 그녀>의 내용은 익히 여러 기사와 광고, 보도자료를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큰 기대를 갖지는 않았습니다.

‘영화가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기자는 상영관에 들어서기 전 언제나 큰 기대는 갖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을 때 서평을 읽지 않는 이유와도 비슷합니다.

영화가 주는 순간의 감정을 온 마음을 다해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간 ‘1인 2역’의 영화들은 많았습니다. 영화 <광해>에서 이병헌이 광해와 하선의 두 역을 소화했고,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김수현은 1인 다역을 선보이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상한 그녀>는 ‘2인 1역’이라는 다소 흥미로운 설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을 담당(?)하는 아역배우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영화는 전혀 다른 차원의 2인 1역이라 보다 매력적이었습니다.

▶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습니다. 

▲ "아직은 오말순이여!"

"스무 살 꽃처녀가 된 칠순 할매의 빛나는 전성기가 시작된다!"
아들 자랑이 유일한 낙인 욕쟁이 칠순 할매 오말순(나문희分)은 어느 날, 가족들이 자신을 요양원으로 독립(?)시키려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게 된다. 뒤숭숭한 마음을 안고 밤길을 방황하던 할매 말순은 오묘한 불빛에 이끌려 ‘청춘 사진관’으로 들어간다. 난생 처음 곱게 꽃단장을 하고 영정사진을 찍고 나오는 길, 그녀는 버스 차창 밖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오드리 헵번처럼 뽀얀 피부, 날렵한 몸매... 주름진 할매에서 탱탱한 꽃처녀의 몸으로 돌아간 것!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자신의 젊은 모습에 그녀는 스무 살 ‘오두리’가 되어 빛나는 전성기를 즐겨 보기로 마음먹는데...

▲ 오우, 오두리 햇번

아무 영혼이나 쳐들어오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 
최근 막장 영화에서 곧잘 보였던 ‘빙의’는 아니었습니다. 또 영혼이 뒤바뀌는 흔한 설정도 아니었습니다. 어찌 보면 사진관에서 ‘찰칵’하고 사진 한 장 찍고 나서 젊어지는 설정 또한 진부하달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스물한 살 배우가 온몸을 다해 보여주는 70대 오말순과 20대 오두리의 넘나듦을 통해 모든 진부함을 생생함으로 깨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비현실적인 상상에서 기인한 영화는 어떻게 마무리를 하려나 걱정을 하면서 보게 됩니다. 일단 무조건 질러놓고 보는 영화중에 수습하지 못해 낭패를 겪는 영화를 종종 보곤 하니까요. 본 영화도 후반부로 갈수록 ‘일부’ 뻔한 기대 속으로 걸어갑니다. ‘내 그럴 줄 알았지...’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는 장면들 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웠습니다.

▲ "배우 성동일, 다른 말 필요없습니다."

최근 한국영화에서는 인맥 자랑하듯 ‘카메오 열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폭로(?)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하지만 카메오의 좋은 예와 나쁜 예가 함께 등장하는 영화였다는 정도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모든 배우들의 열정이 영화를 잘 숙성시켰겠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특히 카메오의 좋은 예도 한몫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 "워뗘, 후달려?"

금일(2014년 2월1일) 오전 300만 관객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기쁜 일입니다. <수상한 그녀>를 위해서나, 한국 영화를 위해서나 기쁜 일입니다. 청마의 기운을 품고 흥행 열풍이 길게 이어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연기경력 10년에 겨우 스물한 살인 여배우 심은경의 앞으로를 기대합니다. 

-이상, 리뷰 끝-

 

출연: 심은경,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김현숙, 황정민, 김슬기, 진영(B1A4)
개봉: 2014년 1월 22일,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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