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에 보관하면 간암 유발 물질 생겨…소포장 해 냉장 보관해야

[컨슈머치 = 윤초롬 기자] 사례) 쌍문동의 박 모씨(53세, 여)는 평소 견과류를 자주 먹는다. 견과류가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근처 재래시장에서 땅콩, 호두, 아몬드를 사와 커다란 통에 담아두고 수시로 먹는다. 견과류가 담겨 있는 통은 남편과 자녀들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식탁 위에 놓아둔다. 박 씨는 “요즘에는 간편히 먹을 수 있도록 껍질을 제거한 호두와 땅콩이 있어 그러한 제품을 구매한다”며 “견과류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한번에 대용량으로 구매하는 편이다. 한꺼번에 많이 사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견과류를 매일 섭취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출처 = 그린너트)

박 씨처럼 건강을 위해 견과류를 매일 섭취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견과류는 다른 건강기능식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적은 양으로도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박 씨처럼 견과류를 구매할 때 대용량을 선택한다. 비교적 저렴할 뿐 아니라 오래 두고 먹어도 부패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견과류를 보관할 때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박 씨처럼 꾸준히 섭취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일부러 눈에 잘 띄는 장소에 두고 그때그때 집어먹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견과류 전문 브랜드인 ‘닥터넛츠’가 오픈서베이를 통해 견과류 섭취에 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여성의 78.5%가 ‘평소 견과류를 챙겨먹는다’고 답했다. 답변자 중 선별된 500명에게 구매하는 견과류 제품의 형태를 묻는 질문에 ‘밀봉된 대용량 제품’을 구매한다는 답변이 50%에 달했다.

또한 견과류의 보관 방법을 묻는 문항에서는 ‘비닐 팩, 플라스틱 용기 등에 담아서 냉장 보관’한다는 답변이 45.5%, ‘비닐 팩, 플라스틱 용기 등에 담아서 상온 보관’한다는 답변이 30.2%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보관 방법이다.

   
▲ 피스타치오 역시 견과류 종류로 상온에 보관할 시 산패될 수 있다. (출처 = 미국피스타치오재배업자협회)

견과류에는 호두, 잣, 캐슈넛, 아몬드, 땅콩, 해바라기 씨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은 모두 지방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이 공기나 수분 등과 만나게 되면 산화해 부패하는 ‘산패’가 일어나게 된다.

산패란 유지를 공기 속에 오래 방치해 두었을 때 식품이 변질되는 현상이다. 식품이 산패하게 되면 불쾌한 냄새가 나고 맛이 나빠지며 빛깔이 변하게 된다. 또한 산패로 인해 식품 속의 영양소가 파괴되고 심할 경우 독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견과류의 경우 산패나 곰팡이 등으로 인해 아플라톡신이라는 독소가 생기기 쉽다. 아플라톡신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독소로 노출될 경우 급성 아플라톡신증으로 급사할 수 있으며 소량씩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간 괴사, 간 경변, 간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견과류를 보관할 때는 되도록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플라톡신은 상온에서 잘 발생하기 때문에 견과류는 반드시 냉장 도는 냉동 보관 해줘야 한다.

   
▲ 견과류를 보관할 때는 소포장 해 냉동 또는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한 대용량으로 포장된 견과류는 먹을 때마다 산소, 습기 등에 쉽게 노출되므로 한번에 먹을 만큼 지퍼백에 포장해놓는 것이 좋다. 지퍼백에 포장할 때는 최대한 한쪽 공기를 뺀 후 밀폐시키면 된다.

한 견과류 업체 관계자는 “보통 견과류의 보관 기간은 6개월 정도이며 볶았을 경우에는 1년까지 늘어난다”며 “그러나 기긴과 상관 없이 견과류의 색상이 어둡게 변하고 소위 쩐내라고 하는 불쾌한 냄새와 맛이 난다면 먹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플라톡신은 가열하거나 닦아내도 사라지지 않으므로 변질된 견과류는 아깝더라도 과감히 버려야 한다”며 “견과류가 몸에 좋다고 하지만 지방 함량이 많아 과도하게 섭취하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보통 견과류의 하루 권장량은 25g 내외로 시중에 나와 있는 소포장 견과류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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