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보인 것 중 대다수가 미투 또는 리뉴얼한 것

[컨슈머치 = 김예솔 기자] 제과업계가 개발비를 투자해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하기보다는 기존 과자를 리뉴얼하거나 인기 과자 미투 제품 생산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농심 새우깡, 오리온 초코파이, 해태 맛동산, 홈런볼 등은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과자 중 하나지만 지금으로부터 무려 30년 이상 전에 출시된 것 들이다.

지난해 제과업계는 질소 과자라는 오명에서 잠시 벗어나 활기를 띠었다. 해태에서 내놓은 ‘허니버터칩’이 인기몰이를 하며 감자칩 시장뿐만 아니라 타 제과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이 품귀현상을 보이자 타 제과업체들도 앞다퉈 미투 상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농심에서 허니버터칩의 대항마로 내놓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꼽을 수 있다.

이렇듯 한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 타 제과업체 역시 그 인기에 편승해가려는 성향을 보인다. 제과업체들은 미투임을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보기에는 명백한 미투 제품임이 틀림없다.

국내 대표 제과업체 농심, 롯데, 오리온, 해태가 지난해 출시한 신제품 중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은 것들은 손에 꼽힌다.

   
▲ 농심 꿀꽈배기 시리즈

농심의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는 ‘꿀 꽈배기’는 1979년 처음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해당 제품을 리뉴얼한 ‘매운 꿀 꽈배기’를 출시했으며 이미 2006년도에 ‘땅콩꽈배기’도 내놓았다.

12월에 출시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역시 기존의 있던 수미칩에 달콤한 맛을 더한 제품이다. 지난 2010년 판매 시작된 고품격 감자칩 수미칩은 출시 4년 만에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새롭게 만들었다.

롯데제과는 '갸또(Gateau) 듀 쇼콜라떼’, '포테라', ‘통팥 담은 찹쌀떡 파이’를 새롭게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 했다.

갸또(Gateau) 듀 쇼콜라떼는 롯데제과에서 지난 2011년 선보였던 '갸또(Gateau)'와 같은 라인의 제품이다. 2011년 당시 출시된 지 6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넘기고 과자업계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리온이 지난해 출시한 '슈폰', ‘포카칩 스윗치즈’, '마켓오 리얼쿠키', '뉴팝', ‘치킨팝 카라멜맛’ 등 중 2개 이상이 기존에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리뉴얼한 것으로 보인다.

포카칩 스윗치즈는 오카칩 오리지널, 포카칩 어니언 맛에 이은 세 번째 제품이다. 포카칩은 1988년 첫 출시 이후 14년 동안 감자칩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2년에는 매출 1130억 원을 기록하며 감자칩 최초로 연 1000억 매출을 돌파한 메가 브랜드에 등극한 이력이 있다.

   
▲ 해태제과 허니시리즈

해태의 허니버터칩은 단연 돋보이는 신제품이다. 질소 과자 논란, 수입과자 등으로 침체돼 있던 제과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얻자 자매 품격인 ‘허니통통’을 연달아 출시했다. 이어 허니시리즈를 내세우며 '자가비 허니마일드'도 생산하며 잘 만든 하나로 세 제품 우려먹기를 보여주고 있다.

허니통통은 판매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며 허니버터칩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허니버터칩과 포장부터 향, 맛까지 비슷해 타사에서 미투 제품을 만들어내자 대놓고 자사 과자를 베껴 출시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제과업체들이 내놓은 신제품을 보면 기존에 해당 업체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 새로운 맛을 더한 정도거나 미투 제품이 두드러진다”며 “인지도와 맛을 검증받은 제품을 리뉴얼해 출시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업체가 선호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업계는 기존에 사랑받은 제품에 새로운 맛을 더해 다시 출시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새로움을 주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 오리온 '뉴팝(좌)',롯데제과 '초코는 새우편(우)'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각각 지난해 7월과 11월에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리뉴얼한 것이 아님에도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다.

오리온 제과 측 관계자는 “지난해 7월에 출시한 ‘뉴팝’이 월 매출 10억을 보이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라며 “신제품 개발도 같이 하고 있지만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제품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다른 맛을 선보인다는 의미에서 출시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롯데제과 측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주기는 상황마다 달라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11월에 세븐일레븐에서만 판매한 ‘초코는 새우편’은 한 달에 5억 정도 매출을 보였다”며 “제품에 있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리뉴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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