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는 거짓 광고 공정위 제재…실적은 몇 년째 고전 '위기론'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살기 좋은 세상을 추구해 오고 있습니다. 고객과 임직원, 협력업체를 신뢰와 존중으로 섬기고, 최고의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락앤락 공식 홈페이지 CEO인사말을 통해 신뢰와 존중을 기본으로 ‘나눔경영’을 추구한다고 밝힌 김준일 대표가 이번에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 락앤락 김준일 회장

경쟁업체 삼광글라스의 글라스락을 근거 없이 헐뜯고 거짓‧과장 광고를 하는 무리수를 뒀다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은 것.

락앤락은 ‘깨지거나 폭발하는 위험천만한 강화유리 용기’라는 문구와 조작된 실험 영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삼광글라스 제품인 강화유리 용기는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동시에 자사 제품인 내열유리 용기는 모든 온도변화에 안전하다는 식의 비교 광고를 했다.

이 과정에서 열 충격 비교 실험 영상에 동일하지 않은 조건을 사용한 것은 물론, 강화유리가 파손되는 화면에 온도는 232℃에서 204℃로 낮게 표기했고, 시간은 80분에서 18분으로 짧게 기재하는 등의 갖가지 방법으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열유리 용기가 내열성이 우수하더라도 모든 온도차에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고, 강화유리 용기도 현행 규정을 충족한다면 위험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락앤락의 비교 광고가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세라믹기술원의 시험 결과 보고서에도 내열유리와 강화유리 용기 모두 120℃~160℃ 온도차에 파손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와 락앤락의 광고가 명백한 허위 사실임을 뒷받침했다.

지난 2013년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 30개 홈플러스를 통해 이러한 거짓과장 비교 광고를 내보낸 락앤락은 공정위 시정명령에 따라 앞으로 이같은 내용의 광고를 할 수 없게 됐다.

결과적으로 락앤락은 자사 제품이 경쟁업체 제품 보다 우수하다고 인식시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실험 조건까지 조작하는 등의 얕은 수를 쓰다 적발돼 망신살을 자초했다.

   
 

국내 밀폐용기 1위 업체인 락앤락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무리수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밀폐용기 업계에 락앤락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 삼광글라스의 맹추격에 위기감을 느껴 판단력을 잃고 악수를 두게 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락앤락은 벌써 몇 해 째 실적 부진에 허덕이며 고전을 면치 못해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락앤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73억1,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6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4,216억1,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5.9%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66.7% 감소한 149억7,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경쟁업체를 비방하면서까지 악착같이 해낸 장사 실적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납품업체 갑질 논란, 보온병 제조일자 고의 조작으로 인한 사과문 게재와 리콜 조치, 스타벅스 텀블러 표절 시비 등으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던 락앤락은 이번 거짓‧과장 광고로 또 한 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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