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층 건물서 낙석, 주변 상가 피해…그룹차원 뒤늦게 사고 인지 그물망 추가 설치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국내 대표 속옷 브랜드로 잘 알려진 BYC그룹의 계열사가 발주한 건물 공사 현장에서 큰 돌덩이가 떨어져 주변 상가 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 사람이 있었더라면 대형사고가 날 상황이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사현장의 그물망이 허술했을 뿐만 아니라 그룹사는 사고후에도 한참동안을 이 사실을 몰랐던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BYC는 물론 계열사 등 관련업체들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까지 하고 있어 안전의식이 총체적으로 실종된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안전사고 방지시사고 후에야 안전 대책을 보강하는 등 아직까지 만연한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리고 있다.

▶20층 공사현장에서 날아든 돌덩이…인부 실수가 ‘원인’

이달 초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에서 금속부품상점을 운영하는 서 씨는 갑자기 날아든 돌덩이에 아연실색했다.

   
▲ 사고 현장 사진(출처=제보자)

이 돌덩이는 상점 바로 옆 복합빌딩 신축공사 현장에서 날아들었는데 창문을 부수고 이 파편으로 인해 주인 서 씨와 상점을 방문한 손님 2명 등이 부상을 입었다. 불행 중 다행은 지나던 행인이 없어 직접적으로 돌덩이를 맞은 피해자는 없었다.

서 씨는 “20층짜리 건물에서 떨어진 돌에 사람이 직접 맞았다고 생각하면 아직도 간담이 서늘하다”며 “안 그래도 안전불감증이 중요한 시대에 안전에 더 신경써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빌딩은 지난 2013년부터 신영그린시스가 시공을 맡아 공사중이며 2015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공정률 50.2%(22일 기준 홈페이지 참조)를 달성한 지상 20층 규모의 복합 빌딩이다.

갑자기 돌덩이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신영그린시스 관계자는 “인부가 20kg정도 되는 돌을 옮기다 손에서 미끄러진 것이 원인이었으며 이것이 현장 내 기계와 부딪혀 1/4정도가 울타리 밖으로 떨어졌다. 1차적으로 바닥에 부딪혀 깨진 뒤 파편 중 일부가 해당 상가로 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심 공사다 보니 현장과 울타리 간격이 매우 좁은 것이 현실이다”라며 “사고 이후 울타리 위쪽으로 그물을 추가 설치했으며, 울타리 밖 보행자 안전을 위한 환경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경찰이 출동해 사태를 수습했으며, 신영그린시스 관계자는 혜화경찰서와 종로구청 등에 출석해 필요한 조사와 보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현재 민·형사상 문제는 진행 중에 있으며 사후 처리에 대해서 해당 보험사 측에서 확인 중에 있다.

▶BYC그룹 계열사가 발주…사고 책임은 시공사로 떠넘겨

발주처 경동흥업이 BYC그룹 계열사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 종로구 숭인동 복합빌딩 신축공사 조감도(출처=신영그린시스)

BYC(옛 한흥산업)그룹은 한영대 회장이 1955년 설립한 속옷 전문 회사로 70년을 이어왔다.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발주사인 경동흥업은 BYC그룹 계열사인 한흥물산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한흥물산은 한 회장의 삼남 한기성 BYC전무가 58.17%, 차남 한석범 BYC사장이 18.5%, 장남 한남용 전 사장과 한지형 이사가 각각 11.67%이 지분을 보유해 BYC그룹 일가의 100% 지분으로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후 BYC그룹 관계자는 컨슈머치와의 통화에서 사고 파악은커녕 인지조차 하고 있지 않았다. 발주처인 경동흥업은 사고 수습과 책임은 시공사에 있다고 해명했다.

경동흥업 관계자는 “인부 실수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자세한 원인에 대한 문의나 향후 보상에 관한 부분은 시공사에서 처리할 부분이다”라고 답했다.

경동흥업 관계자는 “경동흥업이 BYC그룹 지분을 일부 보유했을 뿐 자회사 또는 계열사로 볼 수 없다”며 “더욱이 건설 사업의 경우 BYC그룹과 전혀 상관이 없는 부분이다”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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