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 "골목상권 침해" 반대…소비자들 "카카오택시 비춰 성공 기대"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카카오택시를 운영 중인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해당사자간 찬반양론이 한창이다.

대리운전 업체와 대리운전 기사들이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놓고 각자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며 첨예한 대립 각을 세우고 있는 것.

이에 다음카카오 측은 검토 중인 수 많은 사업 중에 하나일 뿐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리운전사업자 “골목상권 침해” VS 대리운전기사 “불합리한 관행 개선 기회”

지난 20일 오전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진입을 반대하기 위해 전국대리운전연합회에 소속된 대리운전회사 사장 600여 명이 모여 다음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국대리운전연합회 측은 “소규모 업체들이 연합을 이뤄 기사들을 공유하면서 대리운전 배차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대기업이 무임승차하려 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규탄하며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기존 종사자들의 생존권이 위협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날 대리운전 기사들 역시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다음카카오의 업계 진출에 대해 환영 의사를 표하며 대리운전사업자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대리운전노동조합, 대리운전협동조합 등 대리운전기사 30여 명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과도한 수수료와 보험료, 각종 벌금 등을 뜯어가며 횡포를 부리고 있는 대리운전 업체가 골목상권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마디로 대리운전 업체 측은 대기업인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골목상권침해’ 행위로 기존 사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며 강력히 반대하는 한편, 대리운전 기사들은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을 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로 요약 가능하다.

▶’쾌속질주’ 카카오택시…소비자 반응도 “Good”

지난 3월 본격적으로 '카카오택시' 서비스에 시동을 건 다음카카오는 정식 출범 전 전국의 개인 택시기사 및 법인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친 덕분에 ‘트러블메이커’ 우버와 다르게 별다른 저항 없이 시장에 안착했다.

   
 

카카오택시는 기사용과 승객용 2가지 앱으로 출시 됐으며 택시기사를 위한 기사용 앱은 본인의 사진과 이름, 택시운전자격증 번호와 이미지를 입력하면 가입할 수 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손님의 콜은 앱으로 전달 받는다. 가입비용이 들지 않으며 별도의 단말기를 설치할 필요도 없다.

택시 승객을 위한 승객용 앱은 자신의 위치를 보내면 곧바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택시를 배차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추가요금은 들지 않는다. 한마디로 기사와 승객 양측 모두에게 수수료를 떼지 않는 시스템이다.

소비자 반응은 성공적이다. 종로구 직장인 윤 씨(26.여)는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면 카톡 이모티콘을 무료로 선물해주는 이벤트를 계기로 설치하게 됐는데 막상 실제로 카카오택시를 타보니 무척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며 “이후에도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장점 때문에 자주 이용하고 있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카카오택시의 이용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시간 단축, 합리적인 가격, 택시 기사와의 협력 등을 장점으로, 현재 카카오택시의 하루 호출 건수는 대략 15만 콜, 가입기사는 11만 명을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누적 콜 수는 500만 건을 돌파했으며, 전국 콜택시앱 이용자 기준 시장점유율 90%를 장악했다.

KB투자증권은 “카카오택시에 대한 수익화 계획은 없으나, 택시 앱 서비스를 통해 축적되는 위치기반 빅데이터는 향후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서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프리미엄 택시배송 서비스, 대리운전 등 연관 분야 진출을 통한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택시 이어 대리운전 업계로 영역확대? ‘미정’

다음카카오는 대리운전뿐 아니라 퀵서비스, 택배 사업 등 교통 중심의 O2O 서비스 영역 확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운전 사업 진출 이야기 처음 나온 것도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 2015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모바일에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택시 서비스와 인접 영역으로 확대를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당시 최 대표는 “퀵서비스, 대리운전을 인접영역으로 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말하긴 아직 이르다”며 “해당 영역에 대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말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발표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미리부터 대리운전사업자들의 반발에 부딪힌 다음카카오는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다. 때문에 대리운전 업계 진출과 관련해 다음카카오 측은 현재 말을 최대한 아끼고 있다.

다음카카오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며, 아직 어떤 것을 추진할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언제쯤 정확한 사업 윤곽이 잡힐지 조차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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