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보상제·승차거부 패널티 등 다양한 대책 마련 중

#새벽 2시 서울의 한 번화가. 귀가를 서두르는 정 모씨(28)는 스마트폰을 한 손에 들고 택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켠다.

택시 앱만 있으면 빈 택시를 일일이 찾아 손을 흔들고, 목적지를 고래고래 소리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정 씨는 주변 택시를 검색해 호출을 누른다.

TV광고처럼 내가 탈 택시가 단박에 도착할 줄 알았건만 정 씨는 그 후로도 30분 가량 택시를 잡지 못했다.

[컨슈머치 = 박승우 기자]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택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에서 승차거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택시앱 '승차거부' 문제 대두

택시앱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는 업체는 다음카카오 ‘카카오택시’다.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택시는 출시 3개월만에 누적 호출 500만 건을 돌파했으며 일 호출 건수도 가파르게 증가해 이미 15만 건에 달한다.

   
 

한창 뜨거운 시장이니만큼 카카오택시 외에도 택시앱 시장을 구성하는 서비스가 많다.

기존 서비스를 기반으로 택시서비스에 나선 SK플래닛의 티맵택시, 한국스마트카드의 티머니택시를 비롯해 택시서비스를 위해 탄생한 리모택시, 백기사 등도 굵직한 택시앱이다.

그러나 최근 택시앱 시장에서 ‘승차거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택시앱 서비스는 이용을 원하는 승객이 목적지를 먼저 지정해 빈 택시를 호출한다. 그러면 해당 승객과 근거리에 있는 택시기사는 호출을 받아 승객을 태우는 구조다.

문제는 택시기사가 승객들의 목적지를 사전에 확인해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번화가에서 기사들은 호출에 즉각 응하는 것이 아니라 승객들의 목적지를 먼저 확인하고 입맛에 맞는 호출을 골라 수락한다는 것이다.

근거리를 이동하려는 소비자는 계속해서 호출이 거부될 것이고 이는 결국 기존 택시처럼 승차거부를 당하는 꼴이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2년 내 승차거부 3번이 적발되면 면허를 정지시키는 삼진아웃 제도를 도입해 승차거부를 규제하고 있다.

택시앱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승차거부는 대책 “당근” or “채찍”

티머니택시는 운전자 심야 추가보상 제도를 시행하며 승객들의 택시 이용률을 좀 더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운전자 심야 추가 보상제도는 승객이 집중되는 23시~02시, 07시~09시에 승객을 태울 때마다 기사에게 2,000원씩 추가로 돈을 지급해주는 방식이다.

리모택시는 택시를 잘 잡기 어려운 시간대인 자정이나 출·퇴근 시간에 승객을 태울 경우 높은 포인트를 측정해서 부여하고 있다. 이 포인트는 나중에 현금으로 환전해 기사들에게 제공을 해주는 방식이다.

반대로 티맵택시는 승차거부가 발생할 시 배차 호출을 적게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의 승차 거부현황이 집계되면 승차 거절 횟수에 따라 호출을 다르게 제공해 승차 거부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했다.

▶구조적 패널티보다 근본적 대책 집중

백기사는 기사 교육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한다.

백기사 관계자는 “패널티를 부과하는 시스템적인 해결책보다 기사 수 확보와 서비스 정신 교육을 통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서비스 질을 강조했다.

카카오택시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기사와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택시앱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승차거부 관련 고객 불만이 증가한다면 이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택시 앱 관계자들에게 협의를 요청해서 대책을 논의 중이지만 기사들의 거절이유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상태다”라며 “단거리 운행 택시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 등 구체적인 승차거부 방지대책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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