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판매수익 높은 홈쇼핑업체도 소비자 피해 책임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텔레마케팅, 홈쇼핑 등 비대면채널로 판매된 보험상품들의 불완전판매 발생건 수는 연간 4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채널은 소비자가 보험설계사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홈쇼핑, 인터넷, 텔레마케팅 등을 통해 보험상품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자칫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보험약관이나 용어는 금융소비자에게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비대면채널로 보험 계약을 할 경우 소비자는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생보사는 텔레마케팅, 손보사는 다이렉트 보험 '주의'

지난 7일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3년간 비대면채널에서 발생한 불완전판매가 12만4,206건에 달했다.

▲ 3년간 비대면채널 불완전판매 현황(출처=민병두 의원실)

연도별 불완전판매 건수는 2012년 4만8,508건, 2013년 3만8187건, 2014년 3만7,511건으로 1년 평균 4만 건의 불완전판매가 발생하고 있었다.

생명보험사 불완전판매 비율은 텔레마케팅 판매가 전체 판매 건수 중 1.42%를 차지해 1위를, 홈쇼핑(1.27%)과 다이렉트(1.11%)는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손해보험사 불완전판매 비율은 다이렉트가 1.45%로 가장 높고 텔레마케팅(0.81%)과 홈쇼핑(0.79%)이 그 뒤를 이었다.

보험사 별로 세 채널 평균 불완전판매 비율을 보면 생보사 중에선 흥국생명이 2.85%로 가장 높았고 DGB(1.61%), 동양(1.57%), 신한(1.51%)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 손보사 중에선 MG손보가 5.49%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현대해상(1.69%)과 KB손보(1.35%), 롯데손보(1.00%)가 그 뒤를 따랐다.

▶과장된 설명에 속지 말고 홈쇼핑은 '끝까지'봐야 후회없어

TV 또는 신문에 실린 보험 광고를 보면 ‘몇 번의 사고를 내도’, ‘무조건’, ‘횟수에 제한없이’ 등 매혹적인 광고 일색이다.

이러한 광고들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정확한 판단을 방해하며 자연스럽게 불완전판매를 부추기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이전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라는 광고문구가 논란이 되면서 최근 홍보물에는 자극적이거나 과장된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며 “보험사마다 광고 전 사전 심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또 다른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광고 규제가 강화 이후 상품 자체에 대한 어필보다는 따뜻하고 훈훈한 느낌을 살리는 등 보험사에 중점을 두고 광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보험의 경우 해당 쇼호스트의 보험 판매 자격으로 놓고도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 방송에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쇼호스트에 한해 방송에 참여토록 한다”면서 “방송에 앞서 판매 상품 교육을 진행하며 자막과 같은 디테일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홈쇼핑 판매의 경우 방송을 끝까지 시청하지 않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충분한 시청으로 상품을 확실히 확인한 뒤에 구매를 결정해야 불완전판매를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홈쇼핑社 수익 절반은 '보험'…소비자 피해 책임 강화

보험사의 노력에도 쉽사리 잡히지 않는 불완전판매에 대해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비대면채널 보험상품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나서서 철저히 관리·감독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대표적인 비대면채널인 홈쇼핑업계도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송호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개 홈쇼핑업체 총 영업이익 7,143억 원 중 절반이 넘는 3,830억 원이 보험판매 수수료다.

송 의원도 “홈쇼핑업계가 보험 판매로 큰 이익을 얻고 있는 만큼 홈쇼핑업체 역시 보험사와 함께 정확한 정보제공 노력은 물론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대한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금감원은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 10월부터 현장점검 및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해 판매과정을 집중 점검하며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텔레마케팅 대리점 및 홈쇼핑에 수수료 삭감 등 패널티를 적용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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