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할인 '가득'…브랜드, 할인품목, 할인율 등 안내 '미흡'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내수 활성화를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던 정부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국내 도입하기로 했다.

파격적인 할인으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미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직·간접적으로 접해 본 국내 소비자들은 국내 도입 소식에 들뜬 것이 사실이다.

이른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또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은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평이 자자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유통업계가 오랜만에 큰 폭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도 보인다.

매년 연말 소비 진작을 통해 장부가 흑자로 전환한다는 의미를 가진 블랙프라이데이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올해 과연 소비자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컨슈머치가 직접 살펴봤다.

컨슈머치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롯데마트(대표 김종인), 홈플러스(대표 도성환), 이마트(대표 이갑수), 롯데백화점(대표 이원준), 현대백화점(대표 정지선), 신세계백화점(대표 장재영)을 방문했다.

▶한산한 매장…조건부 할인만 '가득'

방문한 매장 분위기는 한산했다.

오후 2시에서 6시 사이에 방문한 탓도 있었겠지만 매년 보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 일정액 초과 구매 시 할인이나 상품권을 제공하거나 특정 포인트 혜택 등 조건부 할인이 난무했다.

그도 그럴 것이 행사 전 50~70% 할인에 심지어 80%까지도 할인하겠다며 홍보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일단 대형마트의 경우 홍보와는 달리 절반 가격 이하의 큰 폭의 할인을 하는 상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한 직접 할인이 아니라 일정 가격 이상 구매 시 할인이 된다든가, 상품권을 지급하든가 하는 조건부 혜택들이 난무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롯데카드 사용 시 발생되는 엘포인트(L Point) 보유 고객들에만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백화점 보면 소비자가 선호도하는 유명브랜드 중에는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곳도 많았으며, 참여하더라도 일부 상품에만 국한돼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었다.

또 중요한 점은 기존 가격은 표시하지 않은 채 할인된 가격과 할인율만 표시된 상품이 많아 소비자가 기존 가격에서 얼마가 할인된 것인지 알 길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할인 상품은 어디에?…미흡한 안내

기자가 돌아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어렵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어디에서 어떤 상품이 얼마나 할인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도 쉽지 않았다.

   
▲ 안내 전단지, 안내 책자

소비자들은 각 매장을 지나치며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매장은 어디인지, 어떤 상품이 행사 상품인지 일일이 살펴야 했다.

그나마 대형마트 3사의 경우 입구에서 전단지를 배포하지만 백화점 중에서는 신세계백화점만이 유일하게 안내데스크를 통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소책자를 받을 수 있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경우에는 에스컬레이터 주변에서 각 층별 행사에 참여하는 브랜드를 안내하고 있었지만 현대백화점은 이마저도 미흡한 모습이었다.

현대백화점 직원은 "블랙프라이데이에 따로 만들어진 안내책자는 없다"고 말했다.

▶직원도 모르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가운데 심지어 직원들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롯데마트 잠실점을 방문해 가까운 직원에게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상품을 어디서 볼 수 있느냐 물었더니 그 직원은 "현재 저희 마트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백화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 행사상품의 기존 가격, 할인율 등 정보를 미표시한 경우가 많았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한 의류 매장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상품을 38만 원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매장 직원에게 기존 가격과 할인율이 얼마나 적용되는지 문의하자 해당 직원은 “보는 그대로다”라면서 “세일가로 38만 원에 나온 상품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더 이상의 안내를 하지 못했다.

한 매장에서 만난 이 씨(여. 38세)는 “언론에서 본 것에 비해 업체들도 적극적이지 않고 행사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면서 “행사에 참여하는 브랜드 종류나 할인 상품, 할인폭 등 설명이나 안내가 잘 되지 않다보니 구매 의사도 잘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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