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사후보고제 전환 등 규제 완화…금융위 "자율성 확대 질적 경쟁 유도"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붕어빵처럼 똑같던 국내 보험상품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보험시장도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붕어빵 보험, 이제 시장 손에 맡겨

그동안 보험사들은 표준이율과 표준약관에 의해 가격은 묶이고 설계는 비슷한 상품만 출시해 왔다. 또 사전신고제 때문에 출시 자체도 쉽지 않았다.

이에 최근 금융위원회는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로드맵’을 발표했다.

   
▲ 16번째로 열린 '금요회'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유통경쟁을 통한 양적 경쟁에서 질적 경쟁으로 경쟁의 틀이 바뀔 수 있도록 상품 개발·가격 책정에서 보험사의 자율성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인가제도로 운영되는 보험상품 사전신고제를 사후보고제로 전환하며 이와 함께 표준요율을 폐지하고 표준약관은 1~2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단계적으로 없앨 예정이다.

앞으로는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상품을 설계하고 보험료도 시장원리에 맞게 결정하게 돼 소비자들이 보험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확대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다른 업종과 달리 보험업은 경쟁할 수 있는 요소가 적기 때문에 각 사가 건전한 경쟁을 함으로써 소비자의 혜택을 높이겠다"며 "외국에서도 보험사의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진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생존 위한 '개발능력' 관건

보험업계는 규제 완화와 자율성 확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그동안 보험 유통에 집중하던 업계가 앞으로는 질적 경쟁 체제로 변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터라 긴장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A보험사 관계자는 "사전보고제를 비롯해 상품 하나가 출시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며 "앞으로 소비자에게 맞춘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B보험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개선방안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이 단순히 유통채널 경쟁력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상품 개발능력이 떨어지면 보험시장에서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기존에 비슷한 상품들만 존재했던 보험시장에서 표준약관 폐지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본격적인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보험사, 혜택으로 보답해야

보험시장이 자율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시장의 선진화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많은 혜택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선 방안이 실행됨에 따라 보험사간 경쟁이 일어나면 보험료 할인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소비자 측면에서는 유익한 혜택을 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가격 또는 서비스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보다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면서 “또한 다양한 상품 출시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우선 새로운 체제의 순조로운 정착이 필요하다”면서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변화이니만큼 금융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보험사들의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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