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에 카카오 뱅크 0%대 수수료 공언까지…소비자 혜택 줄 듯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던 카드사들이 대안을 마련할 틈도 없이 낙전 수입 기부 법안으로 냉가슴을 앓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방안을 마련해 내년 1월 말부터 카드사에 인하된 수수료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최근 유효기간이 지난 신용카드 포인트를 기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 여·야간 공감대를 형성하며 법안 통과가 유력 시되고 있다는 소식에 카드사는 울상이다.

▶미사용 포인트 ‘기부’ 법안 통과 눈앞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는 소비자가 유효기간 및 소멸시효까지 미사용한 포인트를 공익사업에 활용하는 내용을 담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은 신용카드 포인트 재단을 설립, 미사용 포인트를 기부금으로 환원하는 법안을 발의해 법안소위에 안건으로 올렸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여신금융협회는 이를 관리할 기부금 재단을 설립해야 하고 카드사들은 포인트 등으로 얻은 낙전 수입을 기부해야 한다.

또한 소멸시효가 지난 기프트카드 및 선불카드의 잔액도 법안에 포함됐다.

미사용 잔액을 여신 기부금 재단에 기부하고 이를 공공밴 사업에 사용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콕’ 집어 카드사만…“이해할 수 없어”

당장 내년부터 국내 카드사들은 전국 238만 개의 가맹점에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효기간 경과 포인트를 기부 법안은 결코 달가울리 없다.

수수료 인하로 인해 연간 약 7,000억 원의 손실을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유효기간이 경과 미사용 포인트는 연간 1,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법안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유통, 항공, 통신 등 다양한 업종에서 적립 형태의 리워드가 제공되고 있는데 카드사만 콕 집어 이를 강제 기부하게 만드는 법안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카드사에만 이런 법안이 적용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솔직히 말이 안 되는 법안”이며 “포인트 제공은 고객유치를 위한 마케팅 수단이며 서비스 차원에서 고객에 지원되고 있는 것인데 이를 강제적으로 공익활동에 사용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인트는 카드 사용을 장려하기 위함이지 결코 카드사들의 수익을 위한 제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어두운 ‘업황’…소비자 혜택 줄어들 듯

카드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마찬가지로 영세가맹점은 좋겠지만 소비자들은 그동안 받던 혜택이나 서비스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카드사가 수수료 인하 및 포인트 기부로 손실이 늘어나면 그만큼 부득이하게 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번 법안은 포인트 소비의 활성화를 위한 법안은 아닌 것으로 비춰진다”며 “법안 통과로 카드사 손해가 커지면 적립률이나 제휴사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으로 시장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컨소시엄은 소비자와 판매자가 직접 송금 방식으로 결제해 카드사나 PG(결제대행)사를 거치지 않으면서 사실상 수수료는 0%대를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계 환경은 점점 악화만 되고 있어 대책을 세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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