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설날 풍속도]제수음식 간편식 대체…모바일쇼핑, 택배픽업시스템 등 스마트 서비스 활성화

#올해로 결혼 13년차 주부 나현정(39. 여)씨는 이번 설날 연휴 차례는 아주 간단하게 지내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운 D턴족이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설날, 바쁜 회사생활에 지인들에게 보낼 선물을 챙기는 것을 깜빡한 나 씨는 점심 쉬는 시간을 이용해 부랴부랴 카톡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뿌렸다. 

예전 같으면 퇴근 후 동네 마트에 들려 음식 재료를 손수 장봤겠지만 나 씨는 이제 완제품으로 나온 간편식 제수음식을 인터넷으로 주문한다. 

특별한 발품·손품 없이 설날 맞이 준비를 완벽하게 해결한 나 씨는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증후군으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됐다며 변화된 명절 준비 트렌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설날 풍경이 달라졌다.

손목이 시큰거리도록 전을 부치고 나물을 직접 무치는데 온 몸을 불 사르는 건 옛말이 됐다.

최근에는 명절 겉치레와 격식은 최소화하고 휴일을 휴일답게 편안히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 부치다 골병 나요” 차례상차림도 이젠 간편하게…

명절 제수음식이 간편식으로 대체되는 흐름이다.

이마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설과 추석 명절 기간 동안의 잡채, 동그랑땡, 모듬전 등 간편가정식 제수용 음식 매출이 각각 전년대비 95.5%, 3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부침가루, 고사리 등 전통적인 제수음식 재료 매출은 감소했다.

▲ 이마트 제수용품 간편식

1인 가구와 맞벌이부부 증가로 쉽고 간편하게 명절 차례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통적인 명절 문화에 익숙한 40~50대 중장년층의 간편식 제수음식 구매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주로 30대 젊은 주부가 이용할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40~50대 사이에서도 역시 간편한 명절 차례 음식 준비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차례 음식에 가공된 공장형 간편식을 올리는 것을 꺼리는 소비자들은 집에서 한 듯 조리된 배달음식을 선호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명절 음식 배달 시장은 작년 기준 2조4,000억 원 규모다. 간편식과 마찬가지로 이용 고객도 젊은 층에서 40대로까지 넓어지는 추세다. 이는 물류 방식이 발전하면서 음식의 신선도와 품질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한층 높아진 까닭으로 해석된다.

▲ 배민프레시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배민프레시는 최근 이런 변화의 흐름을 반영해 소갈비찜, 돼지갈비찜, 한식잡채, 모둠전, 삼색나물, 떡국떡 등 명절 상차림에 필수적인 대표 제수음식들을 판매 중이다.

신선 물류 시스템을 통해 배송 과정 중에도 음식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조리된 음식들은 저온 포장돼 냉장차를 통해 배송된다. 여기에 자체 배송 직원 일명 ‘프레시맨’들이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 사이에, 우유 배달처럼 제품을 문 앞에 두고 가기 때문에 이용자는 출근 전 신선한 상태의 음식을 받아 볼 수 있다.

▶’양 손은 가볍게’ 명절 선물 스마트하게 뚝딱!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자 명절 선물 트렌드가 온라인과 모바일 시대를 맞이했다.

실제로 롯데닷컴에 따르면 설을 앞두고 스마트픽 매출이 전년 추석 동기 대비 74.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롯데닷컴 '스마트픽'

롯데닷컴 스마트픽은 주문 시 지정한 롯데백화점의 점포에서 직접 픽업할 수 있는 옴니채널 서비스로 매장에서 선물을 고르고 짊어지는 불편함을 해소해 홀가분한 귀성길을 만들어준다. 또한 직접 만나지 않아도 카카오톡이나 문자를 통해 간단하게 전달 가능하다.

이마트가 설 명절을 맞아 본격적으로 내놓은 모바일 선물 SSG머니는 앱에서 충전, 전환, 선물이 가능한 결제수단이다. 구매를 위해 상품권샵을 따로 방문할 필요도 없는데다 1,000원 단위로 선물용 대량 발송이 가능하다.

홈플러스는 설 디지털 상품권과 기프트카드를 선보였으며, 롯데마트는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귀향길에 오르기 전 매장에 들러 직접 찾아갈 수 있는 ‘귀향길 픽업 서비스’를 실시했다.

롯데마트 귀향길 픽업 서비스는 앱과 PC를 통해 명절 선물세트 상품을 주문 후, 기차역과 터미널, 공항 인근의 롯데마트 매장 내 고객만족센터 코너에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연휴 동안 빈집 걱정 끝…”편의점 택배 보관함에 맡겨주세요”

선물세트 등 택배 배송이 잦은 설 연휴에는 편의점 CU의 택배 보관함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CU에는 외출 중이거나 혼자 사는 여성 등 택배를 직접 수령하기 불편한 고객들이 불편함 없이 택배를 이용할 수 있도록 24시간 안심 ‘택배 보관함’이 설치돼 있다.

이는 기존의 택배 픽업 서비스와 달리 택배 기사가 직접 택배 보관함에 상품을 넣어놓는 형식이다. 보관 즉시 수령자의 핸드폰으로 보관함 번호와 비밀번호가 전송 되며, 편한 시간에 매장을 방문해 1,0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물건을 찾아가면 된다.

▲ CU 택배 보관함 서비스

CU 측은 ‘물품 보관함 서비스’가 한 달 평균 이용자 1,500명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거두자, 1인 가구 밀집 지역이나 관광지 같은 지역에도 동일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확대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존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택배 픽업’ 서비스는 제휴가 돼 있는 일부 업체에 한해서만 가능했지만, ‘택배 보관함 서비스’는 업체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비밀번호가 있는 사물함에서 보관되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절에 대한 개념 자체가 변하고 있다. 최소한의 형식과 예의는 갖추되 간소하게 하고, 나머지 시간은 가족끼리 여유를 즐기려 하는 등 차례 문화에서 하나의 연휴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명절 소비 트렌드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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