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분유수출 83.5%가 중국…두자녀 정책·프리미엄 이미지 등 호재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우유소비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업계가 중국 분유시장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다.

▶분유업계 “20조 대륙시장 잡아라”

지난해 국산 분유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1억 달러를 넘어섰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조제 분유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3.7% 증가한 1억1,256만 달러(약 1,386억 원)로 집계돼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83.5%를 육박한다.

여기에 업계는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분유 시장 규모가 향후 2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우유 공급 과잉과 소비 감소에 따른 여파로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있는 유업계는 중국 분유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 매일유업, 中 제이디월드와이드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화면

2007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한 매일유업(대표 김선희)은 지난 2011년 630만 달러(약 70억 원)정도에 불과했던 수출액을 지난해 3,800만 달러(약 420억 원)로 대폭 증가시켰다. 이는 매일유업 전체 분유 매출액의 약 20%정도 해당하는 수치다.

기세를 몰아 매일유업은 최근 전 세계 4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중국 제이디 월드와이드와 손 잡고 중국 온라인 직구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중국 내 영유아 산업이 성장하는 가운데 수출, 온라인 직구, 면세점 등 해외사업 추진을 위한 모든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과 마찬가지로 지난 2007년부터 중국에 분유를 수출해 온 롯데푸드(대표 이영호) 파스퇴르도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38%를 기록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약 3,245만 달러(400억 원)의 수출액을 달성한 파스퇴르는 올해 분유 해외 수출 4,057만 달러(500억 원)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 남양유업 ‘싱베이능’

지난해 3,500만 달러(약 418억 원)의 수출액을 기록한 남양유업은 올해 4,000만 달러(약 478억 원)를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중국에서 온라인 전용 영유아 조제 분유 브랜드인 '싱베이능(星倍能)'을 론칭하는 등 중국 내 영향력 및 매출 확대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싱베이능은 온라인 전용 제품인 만큼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 경동상청의 빠른 배송서비스를 통해 중국 전역으로 배송되고 있으며, 이미 작년 10월에 초도 물량 10만 캔이 한국에서 완제품으로 넘어가 중국 전역에 유통 중이다.

▶프리미엄으로 승부수…’저질 분유’에 질린 중국맘 잡기

중국 분유시장에서 국내 유업체들이 갖는 경쟁력은 ‘프리미엄’ 이미지다.

중국 소비자들은 멜라닌 분유 파동 후, 자국 분유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을 크게 나타냈고, 이러한 현상은 중국에서 고품질,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 우리나라 제품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파스퇴르 분유는 그랑노블과 위드맘 분유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 지난해 2014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중국 내 판매 매장 1만 곳을 돌파했다.

업체들은 아이에게 안전하게 먹일 수 있는 분유업체로써 엄격한 생산공정 품질안전 시스템을 토대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파스퇴르 '그랑노블'과 '위드맘'

올해 1월 파스퇴르 공장은 중국의 시험인증기관인 중국품질인증센터(CQC)로부터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과 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국내 유업체가 중국으로부터 HACCP과 GMP를 동시에 인증 받은 것은 파스퇴르가 처음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0월 중국 1위 유아식 기업인 비잉메이트(Beingmate)와 특수분유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조인트 벤처 설립 협약(JVA)를 맺고 중국 특수분유 시장에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학계·의료계와 협력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엄마들의 모유 연구를 위한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까지 설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류 열풍, 한 자녀정책 완화 등으로 인해 중국 수출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변수가 많긴 하지만 중국은 현재 사실상 가장 큰 시장으로 기업들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유명 글로벌 분유 브랜드들이 이미 중국 시장을 상당 부분 선점한 상태에서 국내 분유 업체들이 변수가 잦은 중국 시장 내 어떤 식으로 프리미엄 분유의 입지를 넓혀 나갈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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