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무첨가' 마케팅…'無MSG', '글루텐 프리' 등 광고보다 정확한 정보 확인 중요

식품의약안전처가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설문에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식품첨가물(34.5%)을 꼽았다. 이는 환경호르몬, 농약, 중금속 보다도 높게 나타난 수치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제조ㆍ가공을 위해 필수적이고 식품의 영향가를 유지시키거나 부패ㆍ변질ㆍ기타 화학변화 등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국민의 식품ㆍ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는 국내에서 사용이 허용된 식품첨가물은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근거로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 물질로서 안심해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먹거리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로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식품안전사고 속에서 쉽사리 식품첨가물을 믿기 어렵다.

컨슈머치는 실생활에서 궁금했거나 화제가 됐던 식품첨가물을 진실을 알아보는 식품첨가물 기획 '앞만 보고 먹지마세요'를 준비해 식품첨가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한 식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주>

[컨슈머치 = 김예솔 기자] 최근 건강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식품업계는 ‘글루텐 프리’, ‘MSG 무첨가’ 등 특정 물질이 들어있지 않다는 식의 문구를 너도나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이 '무첨가' 식품들을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을까.

▶‘무첨가 마케팅’…소비자에 왜곡된 인식 심어

어떤 첨가물은 사실 몸에 큰 해가 되지 않거나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첨가물임에도 기업의 마케팅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선입견을 갖게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남양유업이 펼친 ‘카제인나트륨’ 논란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0년 커피시장에 진출하면서 ‘카제인나트륨’을 뺀 제품을 출시했다 광고했다.

소비자들은 '카제인나트륨'이라는 생소한 물질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이를 제외시켰다는 광고를 보면서 이를 유해물질이라고 인식했다.

이에 믹스커피 업계 국내 1위인 동서식품은 남양유업과 ‘카제인나트륨’을 두고 공방이 벌였고 식품의약품안전처(당시 식약청)가 남양유업이 과장·비방광고한 것으로 결론 짓고 시정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 '카제인나트륨'은 분유업계 1위를 고수해 온 남양유업 분유 제품과 ‘떠먹는 불가리스’에도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 이후에도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또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식품첨가물이 ‘MSG’다. ‘MSG'의 정식명칭은 ‘L-글루타민산나트륨’으로 감칠맛을 내주는 조미료의 대명사다.

MSG가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MSG가 들어있지 않은 식품을 찾기 시작했고 기업은 이를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했다.

또 최근에는 해외 유명 스타들이 다이어트 시 즐겨 찾는다고 알려진 ‘글루텐 프리’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클루텐 프리 식품은 밀가루에 있는 단백질 성분을 제거해 만든 것으로 유전성 알레르기 질환 셀리악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글루텐 섭취시 설사나 복통 등을 일으킨다.

글루텐 역시 한국인 건강에는 별다른 악영향을 주지 않으며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 논란에 휩싸였던 ‘카제인나트륨’, ‘MSG'에 대해서 식약처는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확인돼 안심할 수 있는 물질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미 수년 전에 MSG의 인체 무해성을 인정했다.

결국 기업들이 '무첨가' 마케팅에 이용한 식품첨가물은 사실 인체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첨가 식품이 몸에 더 좋을까?

무첨가 식품에는 소비자들은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유명한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는 대신 소비자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대체 첨가물을 함유하고 있을 수 있다.

맛과 모양, 색 등이 기존 제품과 비슷하다면 이는 대체 첨가물이 들어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무설탕 제품의 경우 설탕 대신 단맛을 내기 위해 액상과당과 아스파탐 등 다른 첨가물로 범벅돼 있다.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열린 ‘무첨가 마케팅과 소비자‘정책 토론회에서 (사)소비자와 함께(한국미래소비자포롬, 공동대표 김현·박명희)가 발표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MSG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12개 제품 중 8개에서 HVP 검출 지표인 레불린산이 검출됐다.

HVP(hydrolyzed vegetable protein)는 탈지 콩, 밀글루텐, 옥수수글루텐을 염산이나 황산으로 가수 분해하여 얻는 아미노산 액을 뜻한다. 간장 원료 및 소스류, 즉석면, 수프 등의 가공식품에 조미료로 쓰이고 있다.

(사)소비자와 함께로부터 실험을 의뢰받은 한국식품연구소은 레불린산은(levulinic acid) 천연단백질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HVP가 사용된 제품에는 레불린산 함량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이를 HVP 사용 여부에 대한 지표 물질로 사용해 실험했다.

(사)소비자와 함께는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MSG 대체첨가물 HVP을 함유해 식품업계가 꼼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들은 무첨가 문구를 보며 어떠한 화학조미료도 들어가 있지 않다고 오해하기 십상이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소비자의 알 권리를 확대하고 업계의 규제사항을 개선하고자 MSG 용어 사용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식약처 첨가물기준과 관계자는 “‘무첨가’ 등의 표시만 보고 식품을 구입하지 말고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 무엇인지, 표시된 식품첨가물 주용도 기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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