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속 나홀로 판매 증가세…망고·수박등 이색 과일맛 인기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재고가 남아돌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우유가 편의점업계에서는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업계가 공급 과잉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최근 편의점업계는 다양한 가공우유를 출시하며 소비자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우유 판매 나홀로 증가세

유업계가 말하는 넘쳐나는 우유 재고의 원인은 소비부진이다. 이는 대형마트, 할인점 등 유통채널별 우유 판매량에서도 나타난다.

그런데 유독 편의점의 우유 판매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최근 편의점 업계는 다양한 가공우유를 선보이고 있다(출처=세븐일레븐)

지난해 우유 매출액의 업태별 비중을 살펴보면 편의점(25%)이 가장 높았으며, 그 뒤로 할인점(23%), 독립슈퍼(21%), 체인슈퍼(18%), 일반식품점(12%), 백화점(1%) 순이었다.

지난 2013년만 해도 편의점의 우유 판매 비중은 대형마트 등 할인점에 뒤처져 있었지만 지난해 상반기 25.2%를 차지하며 할인점 비중 22.7%를 가볍게 앞질렀다.

우유 소매점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편의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2년(21%), 2013년(22%), 2014년(24%), 2015년(25%)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는 편의점의 우유 판매 증가를 1인 가구 증가와 연관지어 분석하고 있다. 1L 이상의 대용량 우유보다 300ml 이하의 소용량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흰 우유 지고, 가공우유 뜬다

“키 크려면 우유 많이 마셔야 해”

과거 우유는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양보충식품으로 인식됐다. 게다가 부담없는 가격에 포만감까지 느낄 수 있어 두루두루 사랑받았다.

하지만 최근 우유에 대한 인식 변화는 물론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등장하면서 흰 우유 소비가 줄고 있다. 대신에 기호에 따라 선택 가능한 가공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즉 소비자들은 우유를 ‘건강’을 위해 의무적으로 섭취해야하는 식품에서, ‘취향’에 맞게 즐기는 식품으로 다르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편의점은 이 변화에 가장 빠르게 부합했다.

실제로 흰 우유 비중은 2013년 70.4%, 2014년 68.7%, 지난해 상반기 66.6%로 줄고 있는 추세인 반면 가공우유 인기는 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가공우유의 비중이 64.8%로 전년 동기간 대비 2.2% 상승했으며 GS25의 지난해 가공우유와 흰 우유의 판매 비중은 각각 72%, 28%였다.

▶망고·수박·코코넛까지…'우유' 변신의 끝은 어디?

업계는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다양한 PB우유 상품 출시로 소비자 공략을 꾀하고 있다.

   
▲ 세븐일레븐 수박우유(출처=세븐일레븐)

최근 편의점업계는 수박·망고·코코넛 등 기존에 볼 수 없던 이색 과일을 가공한 과일우유를 속속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4월 기존 200ml 소용량 우유에서 중량을 50% 키운 300ml 중용량 우유를 선보였다.

종류도 씨리얼우유, 코코넛우유, 바나나우유, 신선한우유(흰 우유) 등 9종으로 다양하게 출시했으며 이 제품들은 지난해 전체 가공우유 판매 중 약 15% 비중을 차지하며 확실히 자리잡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편의점 업계가 연이어 출시한 수박우유가 큰 주목을 받았다.

세븐일레븐과 GS25는 당도가 높기로 유명한 고창 수박 원액을 사용해 인공적인 맛 대신 마치 수박 화채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구현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색 먹거리로 입소문을 탔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로 우유 소비 트렌드가 예전과 확연하게 달라지면서 편의점에서 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특히 우유 소비 촉진과 물가 안정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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