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못한 소비자들 숨은 기능·기술 발굴 홍보도…최근 특성살린 영상 '호평'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좋은 제품을 내놓고도 이를 충분히 알리지 않는 기업이 있다. 심지어 답답한 소비자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서 이 기업의 마케팅을 해주겠다고 할 정도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 모니터, TV 등 훌륭한 제품을 선보이면서도 그간 소비자들에게 썩 와 닿지 않는 마케팅으로 자주 웃음거리가되곤 했다.

그런데 LG전자가 달라졌다. 최근 LG전자는 전세계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마케팅을 선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 "LG 마케팅 대신 해드려요"

최근 온라인 게시물 중에는 IT제품의 숨은 기능을 찾아 소개하는 글들이 여럿 있다.

LG전자 제품은 이런 글들의 단골 소재인데 이유는 LG전자 제품들의 경우 탑재된 기능이나, 적용 기술들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마케팅을 대신 해주겠다는 트위터 페이지(출처=트워터 캡처)

대개 전자제품 기업들은 작은 장점 하나라도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이용하지만, LG전자는 뚜렷이 보이는 장점이 있는데도 마케팅에 이용하지 않을 때가 더러 있다.

올해 초 출시한 LG전자 노트북 ‘그램 14인치’는 출시 당시 14인치 화면에 980g에 불과한 무게로 가벼움을 강조한 제품이다.

그런데 출시 후 소비자들이 직접 무게를 확인해 본 결과 발표한 무게보다 무려 27g이나 더 가벼운 963g으로 측정됐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스마트폰 'V10'은 특정 모델에 20K 금도금 처리를 해 놓고도 전혀 알리지 않았으며, 번들로 포함된 이어폰 ‘쿼드비트3’는 세계적인 음향기업 AKG의 튜닝을 거친 제품이지만 이 사실은 출시 후 소비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LG전자 측은 “그램 14인치 PC 도색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도료 오차 무게, 저울 오차 등을 감안해 무게를 늘려서 홍보했다”면서 “V10의 경우 금도금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강조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LG 모니터(IPS237L)은 LG전자 마케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 제품은 당시 20만 원대로 출시됐는데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기능이 탑재됐다.

이 기능은 색상 데이터를 표준색감에 가깝도록 교정해 모니터 하드웨어에 저장‧반영하는 기능으로, 수백만 원대 모델에 탑재되는 고급기능이지만 역시 LG전자는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

당시 LG전자 관계자는 “해당 기능의 니즈를 살피기 위해 시범적으로 탑재했던 기능”이라며 “당시 일부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 PC에서만 구동됐기 때문에 이 기능을 내세우지 않았지만 홈페이지 및 제품 카탈로그 등에는 표기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LG 마케팅이 달라졌어요”

LG전자는 신제품 노트북 ‘그램 15’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오랜만에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그램 15’ 영상은 실제 ‘그램 15’와 종이만으로 만든 ‘페이퍼 그램’의 무게를 비교하는 장면을 삽입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현재 유투브에서 조회 수가 약 80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 LG 그램 15와 페이퍼그램 비교 모습(출처=LG전자)

이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23일 공개된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LG G5' 홍보 영상에는 미국 배우 ‘제이슨 스타뎀’이 출연해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LA의 도심을 배경으로 촬영된 이 광고의 등장인물들은 지하철, 은행, 거리 등에서 다양한 장면들을 연출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인물들이 모두 제이슨 스타뎀 1명이다.

제이슨 스타뎀이 1인 다역을 맡은 것인데 이는 G5의 모듈 방식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이 광고는 현재 조회 수가 1,500만 명을 돌파한 상태다.

해외에서 방영된 'V10' 광고에는 배우 ‘조셉 고든 래빗’이 출현했는데 유투브에 공개된 두 편의 광고 조회수를 합치면 약 1,300만 건에 육박하며, 스케이트보드 선수 ‘라이언 세클러’와 함께한 광고도 조회수가 약 424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드 쌓기 세계기록 보유자 ‘브라이언 버그’가 LG전자 드럼세탁기 위에 카드 쌓기를 도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 LG전자가 '카드쌓기' 세계기록 보유자 브라이언 버그와 함께 돌고 있는 제품 위에 3.3m 높이 카드탑을 쌓는 데 성공했다(출처=LG전자)

드럼세탁기가 1분에 1,000회 속도로 12시간 동안 회전하고 있는 동안 브라이언 버그는 제품 위에 3.3미터 높이 카드 탑을 쌓아올려 ‘12시간 동안 가장 높이 쌓은 카드탑’으로 기네스북에도 등록됐다.

업계관계자는 “세탁통 진동을 줄이는 ‘센텀 시스템’을 홍보하기 위한 이벤트였는데 제품의 특성을 잘 녹여냈다”고 평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과 문화로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 체험행사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제품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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