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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박지현 기자] 지난 주말 피자를 주문하려다 스마트폰을 쥐고 한참 고민했다.
평소 미스터피자 쉬림프골드(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슈림프’)를 아끼는 기자지만 갑질을 일삼는 회장님이 만드는 피자을 선뜻 주문할 수 없었다.
이달초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 정우현 회장은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건물 문이 잠겼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폭행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갑질’ 사건에 소비자들은 이제 갑질 회장님들을 그냥 넘길 마음이 없어 보인다.
정 회장의 갑질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 가운데 정 회장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은 소비자들의 화를 돋궜다.
소비자들은 고작 7줄에 불과한 정 회장의 사과문을 보면서 전혀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며 분노의 ‘미스터피자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정 회장보다 먼저 고개를 숙인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로 지난 6일 정 회장을 대신해 사과하고 MPK그룹 본사 앞에서 정 회장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정 회장은 뒤늦게 당시 경비원의 자택을 찾아 직접 사과했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업체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항의 수단은 ‘불매운동’일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수많은 불매운동들을 살펴보면 대다수의 업체들은 별다른 노력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실적을 회복했다.
기자는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반복되는 갑질 사건에 이제 정말 소비자가 등을 돌리면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지 불매운동을 통해 확실하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마 한 가정의 가장일 가맹점주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와 일면식도 없을 회장님의 허물에 대신 고개를 숙이는 이유를 생각하면 불매운동이 과연 옳은가 고민하게 된다.
이 불매운동이 누구를 겨냥한 것인가.
미스터피자는 매장의 90% 이상이 가맹점으로 구성돼 있어 불매운동은 일차적으로 가맹점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일시적인 불매운동은 오히려 가맹점에만 타격을 입힐 뿐 결국 실적이 회복된다면 정 회장를 비롯한 MPK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지 모른다.
'갑'의 부도덕으로 전개된 불매운동에서도 결국 ‘을’만 힘들어지는 현실에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생각이 필요함과 동시에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규정대로 문을 닫고도 폭행을 당한 경비원도, 좋아하는 피자의 주문을 망설이는 소비자도, 뚝 떨어진 매출에 거리로 나온 가맹점주도 모두 단 한 사람의 작은 실수가 만든 결과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