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업보고서 M&A 무산 가능성 언급…업체 "공시 규정 달랐을 뿐 합병 문제 없다"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SK텔레콤이 한 보고서에서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의 무산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 언급
지난달 29일 SK텔레콤이 뉴욕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과정에서 당국의 승인을 얻는데 실패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또한 국내 상장사가 외국 증권거래소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면 국내에 신고할 때 한글 번역본을 첨부해야하지만, SK텔레콤은 이를 첨부하지 않았고 자사 홈페이지 주소마저 잘못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SK텔레콤은 지난 10일 뒤늦게 번역 추가본을 공시하며 수습에 나섰다.
SK텔레콤이 공시한 번역 보고서를 살펴보면 “인수합병은 관련 기관의 승인을 얻는 것을 포함한 특정 조건들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승인을 얻지 못하거나 지연될 수 있고, 이 경우 당사는 인수합병을 계획한 대로 완료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측은 “미국에서 공시하는 보고서에는 규정상 국내와 달리 모든 위험요소 사항을 포함해 작성해야한다”라며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아직 심사 중이기 때문에 그러한 요인 중 하나로 내용에 포함된 것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M&A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실패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과 자진 철회설 등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SK텔레콤은 설명자료를 통해 "최근 전 세계 방송·통신 업계 M&A 사례에서 살펴보더라도 방송·통신 이종간에는 불허 사례가 전혀 없었다"라며 "방송·통신의 융합은 글로벌 추세로, 이번 M&A가 성사돼야 기존 KT가 독주하던 유료방송시장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합병, 왜 늦어지나?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는 지난해 12월 시작한 데 이어 올해 4월 쯤 공정위의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 것과 달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M&A가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KT와 LG유플러스, 참여연대 등으로부터의 인수합병 반대 의견이 쏟아졌고, M&A 이후 시장 상황 등 고려해야할 점이 많다는 것이 꼽힌다.
공정위는 이미 현행법상 최대 120일인 심사 기한을 넘겼지만, 심사 과정에서 자료 보정 및 추가 자료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자료 보정 기간 및 추가 기간은 심사 기한 날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방통위에서는 지난달 22일 CJ헬로비전 합병 심사 기준안을 공개했다.
심사 기준은 방송서비스의 접근성 보장 가능성, 방송서비스 공급원의 다양성 확보 가능성, 시청자 권익보호 가능성, 공적책임 이행 가능성, 콘텐츠 공급원 다양성 확보 가능성, 지역채널 운영 계획 적정성 등 9개 항목이다.
공정위의 심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미래부 심사, 방통위 사전 동의 등 과정을 거쳐 미래부가 최종 인수합병 여부에 결정하게 된다.
6개월가량 지속되고 있는 정부 심사에 따라 SK텔레콤 측은 4월 1일로 예상하고 있던 합병 기일은 현재 ‘미정’으로 수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인수합병이 이뤄진다면 공정위가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업 매각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점점 심사가 늦어지면서 합병 불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건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적으로 심사 중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KT와 LG유플러스가 지난 3월 방송법·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을 이유로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M&A 무효 소송이 내달 3일로 예정돼있어, 이동통신사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