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소비자물가 26%↑ 부직포․펄프 등 주재료 수입물가는 8∼30%↓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유한킴벌리(대표 최규복)가 6월부터 생리대 ‘좋은느낌’에 대해 리뉴얼 및 가격을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3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자혜)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생리대가격과 원재료가격의 변동, 유한킴벌리의 영업이익률 및 배당금 현황을 분석해 가격인상 계획 철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출처=통계청, 자료제공=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 4월까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10.6% 상승한 반면 생리대 품목은 동기간 무려 25.6% 인상됐으며 생리대의 물가상승률은 전체 상승률보다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화장지와 기저귀의 소비자가격은 각각 5.9%, 8.7% 인상돼 동일한 재료(펄프)가 사용되고 생필품으로 분류되는 타 품목들과 비교해 보더라도 생리대의 가격이 그간 지나치게 인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한킴벌리는 ‘좋은느낌’과 ‘화이트’를 생산하며 생리대 시장의 과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유한킴벌리가 2011년 6월, 2013년 6월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2∼3위 업체가 이에 동조하면서 생리대 물가상승을 유발시킨 정황도 포착됐다.

또한 2004년 정부가 여성용 생필품인 생리대에 붙는 부가세를 면세해 줬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그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 생리대 주요원재료 수입물가지수 추이 (출처=통계청, 자료제공=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반면 생리대 제조에 사용되는 펄프와 부직포의 수입물가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펄프의 경우 2010년 대비 2016년 4월 현재 29.6% 하락했고, 부직포는 2012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향 안정세로 동기간 7.6% 하락했다.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리뉴얼을 핑계로 생리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소비자단체협의가 유한킴벌리의 가격인상 근거를 찾아보기 위해 최근 5년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유한킴벌리의 2015년 현재 매출액은 약 1조 5,000억 원으로 2011년 대비 16.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64억 원으로 30.4%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5년 내내 10%를 상회하며 평균 11.5%로 나타났으며,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 5.4%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최근 5년간 배당내역을 분석한 결과, 유한킴벌리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배당액 비율)은 평균 88.1%로, 제조업 평균 20.4%의 4배가 넘는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의 경우 최대 규모의 배당을 실시, 1,407억 원의 당기순이익에 배당금 1,300억 원을 지급함으로써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에게는 원자재가격 인상, 리뉴얼, 연구․개발 등의 명목으로 가격 인상을 전가하는 동안 주주들은 거액의 배당금을 받으며 배를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 협의회 관계자는 "생리대는 여성들에게 필수품으로써 면세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잦은 가격인상으로 여성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 돼 왔다"며 "유한킴벌리는 원재료가격 하락과 높은 영업이익률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기 위한 가격정책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더욱이 유한킴벌리는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로서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부당하게 가격을 인상하려고 하는 것은 상도의를 져버리는 것"이라며 "특히 후발업체들의 가격인상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여성소비자들의 권익과 후생이 심각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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