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중화권 수출 70%…미국·프랑스·미얀마 등 수출국 다변화 추세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이른바 ‘K-뷰티’로 불리는 한국 화장품 산업이 전 세계인을 홀리고 있다.

▶화장품 무역수지 100% 껑충, 흑자규모 1조6,000억 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2조 9,280억 원로 전년(1조8,959억 원) 대비 43.76%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평균성장률도 34.3%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우리나라 화장품 생산실적은 10조 7,328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으며,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1조6,9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0%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K-뷰티의 영향력이 중국은 물론 미국, 프랑스, 미얀마까지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지위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이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중국(1조2,021억 원)이었으며, 홍콩(7,262억원), 미국(2,133억 원), 일본(1,385억 원)순이었다.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 수출 실적이 2조629억 원로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에서 여전히 큰 비중(70.45%)을 차지하고는 있으나, 미국•프랑스•미얀마 등으로 수출이 다변화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성과다.

프랑스 수출 증가율은 149.77%, 미얀마 84.24%, 카자흐스탄 52.6%로 전년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화권부터 프랑스〮미얀마까지 ‘세계로’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그 어느 때 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화장품업계는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중국 심천에 남산 레인보우점을 열며 중국 진출을 시작한 이니스프리는 3년 8개월 만에 직영점200호점을 돌파하며 주요 도시의 핵심 상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브랜드가 됐다.

지난 4월 잇츠스킨(대표 유근직)은 중국•홍콩에 기반을 둔 거대 유통기업인 뉴월드 그룹과 중국 내 O2O 유통망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에서 600만 명에 달하는 VIP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뉴월드 그룹의 고객망을 신제품 홍보를 위한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상하이 최고의 번화가인 난징동루에 중국 내 단일 코스메틱 브랜드 중 가장 큰 규모의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 상하이’를 열어 글로벌 뷰티 브랜드서의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론칭 후 반응도 뜨겁다. 문을 열고 3주 만에 초도 물량이 거의 소진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토니모리(대표 양창수)는 유럽 공략에 한창이다. 최근 한국 브랜드 최초로 세포라 유럽 전역에 론칭을 성공했다. 세포라 유럽 본사와 적극적인 협의 끝에 2년 여간 준비한 일이다.

토니모리 측에 따르면 이미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내 주요 국가에서 입점 제품 대부분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초도 물량에 2배에 달하는 200억 상당의 규모로 긴급 추가 발주에 들어갔다.

더샘(대표 김중천) 역시 활발한 해외진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샘은 2012년 홍콩에 첫 해외 1호점을 오픈 하며 글로벌 뷰티 시장에 포문을 연 이후 태국, 캄보디아, 러시아,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 연이어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말레이시아 1호점의 경우 기존의 한국 브랜드숍 제품과는 차별화된 자연주의 콘셉트로 현지인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베스트셀러 ‘하라케케’ 라인 등이 모두 완판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모레〮LG생건, K-뷰티 양날개

K-뷰티 열풍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업체는 누가 뭐래도 국내 화장품업계 양대산맥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과 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이다.

10조 규모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생산실적 중 아모레퍼시픽(3조7,485억 원)과 LG생활건강(2조8,866억 원)의 생산금액만 6조원을 상회하며 두 업체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이 60%를 넘어선다.

아모레퍼시픽은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로 명명한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를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며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사업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0% 성장한 3,787억 원을 기록했고, 북미 사업은 지역 및 유통 채널을 확대하며 견고한 성장을 지속하며 24%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한방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는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지난해 중국 내 매출이 전년대비 51% 성장했고, 북미시장에서는 ‘빌리프’를 미국 세포라에 출시해 장기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궁중 한화장품을 표방하는 브랜드 ‘후’의 경우 국내 면세점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 중국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매출 8,000억 원을 넘어섰다. ‘후’의 성장세는 자연스럽게 LG생활건강의 또 다른 럭셔리 브랜드 ‘숨’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경쟁관계에 있는 두 기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에서 뷰티쇼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 국내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개별적인 브랜드 마케팅 활동에 머물지 않고 뷰티 산업 발전을 위한 교류의 기회를 갖는 한편, 한•중 문화교류에도 앞장서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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