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의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LG유플러스가 새로운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R클럽’을 출시했다. ‘R클럽’은 기존 심쿵클럽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R’은 'Repair&Return'의 앞글자를 땄다.

먼저, 이번 상품도 맥락은 기존 자사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심쿵클럽’, ‘H클럽’과 비슷하다.

스마트폰을 30개월 할부로 구입, 18개월 동안 할부원금의 60%만 납부하고 쓰던 단말기를 통신사 측에 다시 반납해 잔여 할부금을 면제받는 것이다.

여기에 프로그램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수리’에 대한 혜택이 강화됐다.

R클럽 가입 고객의 기기가 파손됐을 때 휴대폰 수리비 30%, 최대 5만 원을 연간 횟수 제한 없이 지원한다. 단, LG유플러스 파손케어 전담센터를 통해 파손 접수된 경우만 수리 지원금이 지급된다.

SK텔레콤에서도 30개월 할부 기준 18개월 동안 단말기 할부금을 납부하고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프리미엄 클럽’을 운영 중에 있다.

‘클럽’ 제도 경쟁의 시작은 올해 3월 삼성전자 ‘갤럭시 클럽’으로부터 시작됐다. 현재 갤럭시 클럽은 종료, 더 이상 가입자를 받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으로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들에 대한 문제는 출시 당시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단 2년을 채우지 않아도 새로운 단말기로 교체가 가능하다는 제안은 소비자를 솔깃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순간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에 걸려든다.

약정기간을 채우고 최신 스마트폰으로 기기변경을 했다면 그 순간부터 다시 약정기간이 시작된다. 통신사가 폐지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이어가야만 한다.

물론 프로그램을 더 이상 이용하지 않을 수는 있다. 다만 손해가 크다.

약정기간 이후에도 스마트폰을 교체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면 기기변경을 해야만 할인해주는 잔여 단말기 값을 온전히 소비자가 내야하고, 또 이 프로그램의 매월 이용료도 계속 누적된다.

결국 스마트폰을 비싸게 산 호구고객이 탄생된다. 어쨌든 이 보상프로그램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호구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은 보험사 등과 연계해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해 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보험 상품 가입비 때문에, 단말기 할부이자 등을 모두 더하면 일반 구매 방식과 금액적으로 별 차이가 없어 다시 반납해야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일기도 했다.

미래에 중고폰 시세가 남아있는 할부금보다 높을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폰’이 그렇다.

각종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 상에서 아이폰6S는 출시된 지 1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도 약 60만 원대(64GB 기준)에 흔히 거래되고 있다. 아이폰6S 출고가는 64GB 기준 99만9,900원이다.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폰을 구매한 소비자라면 추후 18개월 뒤 따로 되파는 값이 더 높아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납 시 단말기 상태 평가에 대한 기준이 까다롭다는 지적이나, 해당 프로그램이 언제 없어지고 혜택이 변경될지 모른다는 점도 불안요소 중 하나다.

요금제는 늘어나고,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들은 많아지는데 소비자들은 이골이 날 지경이다.

단순히 휴대전화를 구입해 요금제 선택만 하던 예전과 달리, 할부이자, 보험료 등 소비자 입장에서 계산해 봐야할 요소가 너무 많아졌다.

단통법 이후 소비자들을 위한다며 ‘클럽’ 프로그램들을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은 머리가 지끈거린다.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인 만큼, 공급자 위주의 상품 다양화가 아닌 소비자를 먼저 생각한 상품·서비스의 종류가 늘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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