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OIT 미검출 제품 및 단종 모델 다수 포함…소비자 불신만 커져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환경부의 공기청정기 유해물질 관련 발표에 가전업계가 울상 짓고 있다.

환경부는 유해 물질 배출에 대해 신속히 발표했지만 자료의 정확성이나 위해성 정도가 명확하지 않아 공기청정기 제조사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은 환경부 지침에 따라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히 매년 1,000억 원 규모로 성장해 올해 1조 원을 바라보던 공기청정기 시장이 이번 논란으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유해물질 공기청정기 모델·제조사 공개

지난 20일 환경부는 국내 유통 중인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에어컨에서 유해물질 방출된다고 발표했다.

   
▲ 지난 20일, 환경부는 문제 필터들을 공개하고, 각 업체들에 회수 권고의 뜻을 알렸다. (출처=환경부)

환경부의 실험 결과 OIT(옥틸이소티아졸론)이 함유된 항균 필터를 사용한 다수의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방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OIT(옥틸이소티아졸론)는 가습기살균제의 독성 물질인 CMIT(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와 유사한 물질로, 지난 2014년 환경부가 유독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환경부는 문제가 확인된 필터 정보와 해당 필터를 사용한 제조사를 공개했다. 이후 이틀 뒤인 22일에는 소비자들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제품 모델명까지 공개했다.

당시 환경부에 따르면 코웨이(21개), LG전자(17개), 쿠쿠전자(9개), 삼성전자(6개), 대유위니아(2개), 프렉코(2개), 청호나이스(1개) 등 국내 유명 기업 제품들이 다수 포함됐고, 업체들은 환경부의 권고에 따라 회수에 나섰다.

▶환경부 입장 변경

문제는 환경부의 최초 발표 내용이 이후 수정되거나, 유해 정도에 대한 입장이 미묘하게 바뀌면서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문제 필터가 사용된 모델명 공개 자료에 따르면 OIT 미사용 제품이거나, 다수의 OIT 함유 제품이 단종된 제품인 경우가 있어 초기에 발표된 자료와 차이가 있었다.

   
▲ (출처=코웨이)

코웨이의 경우 초기 환경부 발표에 포함된 21개 제품 중 18개가 수출용 모델로서 제외됐으며, 나머지 3개 모델도 IOT 미사용 제품으로 정정돼, 현재 판매되는 제품 중 OIT 함유 제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급기야 26일 환경부는 “OIT 관련 평가를 종합해 본 결과, 일반적 사용 환경이라면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초기 강경한 입장을 수정했다.

▶빠른 대응에도 소비자 반응 ‘싸늘’

환경부의 회수 권고에 제조사들은 일단 발빠르게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자사 홈페이지에 필터 무상 교체 안내문을 게재, 해당 필터 제품의 모델명과 무상 교체 방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들은 모두 단종된 제품들이며, 현재 판매 중인 자사 공청기와 에어컨 필터는 OIT 성분이 없는 무해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LG전자, 대유위니아, 쿠쿠전자 등도 공개된 모델이 단종 모델이거나, OIT 미포함 제품인 경우도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각각 무상교체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 LG전자도 웹사이트를 통해 무상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출처=LG전자 웹사이트)

가습기살균제 사태 이후 예민해진 여론은 제조사들이 해명할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등을 돌렸다.

코웨이 관계자는 “환경부 발표에 포함된 제품의 경우 월 30대 정도로 소량 판매되는 기업용 공기청정기로, 그마저도 지난 6월부터는 문제가 있는 3M이 아닌 타업체의 필터로 교체해 생산하고 있다”며 “환경부 발표로 인해 이미지 타격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방출되는 OIT 정도가 위해 우려 수준이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지난 6월부터 공기청정기 교체하고 있다”며 “매출 감소도 걱정이지만 당분간 교체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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