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예인 TV 출연 금지 소문…대형기획사·콘텐츠 제작사 등 주가 하락세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되면서 한중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엔터주가 해당 여파의 영향권 안에 들고 있다.

▶中 사드 보복 공포? ‘한류금지설’ 일파만파

최근 중국 정부가 한류 연예인 및 콘텐츠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국내 연예계가 연일 긴장 상태다.

5일 중국 최고 권위의 관영매체인 CCTV를 통해 중국 방송콘텐츠 심의 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내달 1일부터 한국 연예인의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 출연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확인 결과 이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합성사진으로,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났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명문화 된 공식 제재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중국 내 활동중인 국내 연예인들의 활동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는 등 몇몇 이상 징후가 포착되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

실제로 배우 유인나는 중국에서 '인현왕후의 남자' 중국판 여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촬영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최근 드라마 하차설이 끊임없이 돌고 있다.

비슷한 시기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주연인 수지와 김우빈의 공동 중국 팬미팅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행사 3일 전 돌연 연기돼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 동안 연예계에서 이른바 '사드괴담'으로 떠돌던 소문이 일정부분 사실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에 국내 연예계는 물론 외교부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을 통해 "사드로 인한 중한 관계 경색은 한국 연예 산업의 침체를 촉발할 것"이라면서 "중국 내 한류 스타의 활동 제약에 대해 한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불똥 튈라…엔터주 ‘바들바들’

중국 내 한류 열풍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주식 시장에 엔터주의 흐름도 들썩이고 있다.

국내 대표 연예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동반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 5일 오전 10시 35분 엔터 관련주 주식 그래프.(출처=네이버 금융)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지난 달 중순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7.96% 급락한 3만4,100원에 거래가 종료된 데 이어 4일 현재 전 거래일보다 0.15% 소폭 하락한 3만3,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M의 주가도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7일 종가 3만8,400원을 기록했던 에스엠엔터테인먼트(041510)의 주가는 지난 3일 3만 원선 방어에 실패하면서 2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 달 새 34%가량 떨어진 것.

JYP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소속 걸그룹 원더걸스의 싱글앨범이 각종 음원차트를 석권하고 있는 등 호재가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지난달부터 주가가 하락곡선을 그리며 5,000원대가 붕괴됐다. 4일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3% 떨어진 4,9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 및 배급사의 주가흐름도 부정적이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MBC 드라마 ‘더블유(W)’의 제작사인 초록뱀(047820)은 2일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7.2% 떨어진 3,545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방영 초부터 경쟁드라마인 ‘함부로 애틋하게’보다 호평 받기 시작하면서 22일 장중 한 때 최고가 4,845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이후 약세를 보이며 보름도 되지 않아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1,000만 관객 돌파가 코 앞인 영화 ‘부산행’의 배급사인 NEW(160550) 역시 지난달 22일 1만5,000원선을 돌파한 이후 하락세가 계속되며 4일 1만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7거래일간 35%의 주가가 떨어졌다.

업계는 엔터주의 급락에 대해 중국 당국이 한류 스타의 방송 출연을 금지할 것이란 소문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배치 관련 중국측의 경제보복이 무역 제재와 같은 명시적으로 나타날 여지는 크지 않지만 한류 콘텐츠 규제와 같이 암묵적으로 보복성 조치가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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