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접어든 방카슈랑스 재도약 기대…새 회계기준 영향 자본여력 변수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분할 매각 방침을 결정한 우리은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3 생보사 가운데 한화생명(대표 차남규)과 교보생명(대표 신창재)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다.

최근 정부가 신속한 민영화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이뤄 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보유 지분 48.09% 중에서 30%를 과점주주 매각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리은행의 민영화 진행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 1인당 매입 가능 물량은 최소 4%~최대 8%까지로 결정된 가운데 한화생명 측은 약 4%가량을 인수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생명은 지난 2일 “우리은행 지분 인수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교보생명 또한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 2014년에도 참여를 고심하다 최종 입찰에 불참한 바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우리은행에 대한 관심을 놓고 있지 않은 만큼 이번에도 유력 후보로 떠오른다.

보험과 은행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생보사들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리은행을 통해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해 판매되는 보험) 채널 확보가 용이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매력이 반감된 방카슈랑스 실적이 감소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방카슈랑스는 여전히 생보사들의 주력 채널 중 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생보사들의 우리은행 인수와 관련해 부담은 크지 않지만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다 지적도 나온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생명의 우리은행 인수 가격은 현재 주가 기준으로 약 3,000억 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3% 수준일 뿐만 아니라 PBR 0.4배의 현 주가 수준에서 투자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손 연구원은 “다만 지분율 4%로는 충분한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생보사들의 자본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부담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형 생보사 두 곳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민영화 5수생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흥행 기대감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상황이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외에도 새마을금고, 국민연금, 중국 안방보험, 토종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 다수의 국내외 업체들이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미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국내 생보사 두 곳을 품에 안은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4년에도 우리은행 단독 입찰자로 참여했다 무산된 바 있다.

한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인 사유에 당국의 입김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삼성생명 포함 빅3 생보사에 협조 요청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우리은행 인수전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 투자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해외 자본에 국내 시중은행을 파는 것이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어 생보사들의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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