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성과연봉제 '쉬운 해고' 정당화 주장…시중은행, 불편 최소화 총력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성과연봉제를 저지하기 위한 9·23 금융노조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일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사상 최대 규모인 10만 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업점마다 인력 공백으로 인한 업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 총파업 성공 결의 VS 정부 "명분 없는 총파업 철회해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23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2014년 9월 이후 정확히 2년 만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총파업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연봉제 저지와 관치금융 철폐를 위한 최종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노조 측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이른바 '쉬운 해고'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정부나 사측은 3만∼4만 명 정도를 예상하지만, 조합원 대부분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긴급브리핑을 열고 “범정부적 협조를 통해 이번 파업으로 인한 국민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며 “특히 불법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이 장관은 “성과주의 임금 체계는 노동시장 선진화를 위해 각 사업장이 자율적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강제 도입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명분 없는 파업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측도 반발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발언은 금융·공공노동자 총파업투쟁에 국정실패 책임 전가하는 악의적 공세”라며 “헌법과 노동법 위반하며 불법으로 성과연봉제 강요해놓고 되레 노동자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공분했다.

▶은행업무 마비 예상, 소비자 불편 어느 정도?

이번 금융권 총파업은 역대 세 번째 총파업이다. 지난 2000년 7월과 2014년 9월 관치금융 척결을 주장하며 두 차례 파업을 진행한 바 있지만 당시 파업 참여율은 높지 않았다. 지난 2014년 파업 때는 참여율이 10% 내외에 머무는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총파업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은행권 직원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급여 체계와 해고 문제가 주요 화두인 만큼 참여율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중은행 한 직원은 “지금도 과도한 영업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데 성과연봉제가 도입돼 같은 직급에서 연봉차가 40%씩 나게 되면 결국 경쟁하다 죽으란 소리와 다를 게 없다”며 “성과연봉제는 근로자 해고 수단인 해고연봉제나 마찬가지”라고 울분을 토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은행들은 총파업에 대비해 일선 영업점에 추가인력을 배치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책 마련으로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 속에 금융당국도 21일 주요 은행장들을 소집해 상황을 점검하고 총파업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총파업과 달리 이번에는 직원들의 참여율이 무척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사안은 실직적으로 본인들에게 당장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올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파업 당일 생각보다 고객들이 겪는 불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미 각 은행 지점마다 고객들에게 23일 총파업에 대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는데다 최근 모바일 등 비대면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은행업무를 보는데 있어 크게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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