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옥시 보고 놀란 가슴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

가습기 살균제 논란이 화제가 되면서 온 국민들은 그 위험성과 충격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했고 이제 유해물질에 대해 무조건적인 공포를 느끼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주요 유해물질인 C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와 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은 치명적인 호흡 독성을 지녀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고 알려졌는데 이 물질이 화장품에도 사용되고 있어 논란이다.

식약처는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통해 CMIT·MIT 성분을 '사용 후 씻어내는 제품에 0.0015%' 범위 안에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얼굴과 모발에 헹구지 않고 도포하는 에센스 및 로션 형태의 제품에 해당 성분이 포함된 채로 여전히 유통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CMIT와 MIT 혼합물 사용기준을 어긴 60개 화장품 판매를 중단하고 회수했다.

해당 제품은 나드리 화장품 ‘레브론 플렉스 실크닝 투페이스’, 더샘인터내셔널 ‘더샘 실크헤어 모이스처미스트’ 등으로 국내에서 알아주는 회사도 포함됐다.

연이어 '물티슈'에도 해당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 7월부터 물티슈는 ‘공산품’에서 ‘화장품’으로 분류돼 ‘화장품법’에서 정하는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태광이 제조한 물티슈 ‘맑은느낌’은 화장품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CMIT와 MIT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사실상 물티슈는 씻어내는 제품이 아니므로 사용하는 것 자체가 위법하다.

또 유아를 키우는 주부들 사이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몽드드 오리지널 아기물티슈’는 세균 및 진균 시험 결과가 일반세균이 기준치의 무려 4,000배를 초과했다.

몽드드 측 사과문에는 미생물수가 기준을 초과한 제품은 일부 제품에 해당하며 다른 제품은 관련이 없어 안심해도 된다는 문구였다.

상황이 이런데 소비자들은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다시 보면 그 말을 믿고 안심하는 소비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이번에는 학생들이 매일 입어야 하는 교복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서 또 하나의 염려를 낳았다.

포름알데히드는 피부를 통해 몸으로 침투하는 발암물질로 눈, 코, 목에 자극 증상을 일으키며 장시간 접할 경우 암까지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문제의 교복은 스쿨룩스 제품으로 리콜 명령이 내려졌다.

거의 매일 벌어지다시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믿고 살 만한 제품이 없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식약처, 기술표준원이 리콜을 명령했고, 업체들은 시정조치에 따랐다. 하지만 남겨진 소비자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공포에 떨고 있다.

어떤 업체도 소비자들이 납득하고 다시 제품을 신뢰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면서 화장품이며, 물티슈를 사용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해 현대차는 내수용 차량과 해외 수출용 차량의 충돌 실험을 진행했다. 그간 내수제품과 수출제품간 품질 차이에 대한 이견을 제기한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험은 양 끝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온 두 차량은 가운데서 정확히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실험을 통해 두 차량에 차이가 없음을 증명했다.

이후 논란은 어느 정도 종식됐지만 여전히 실험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현대차는 소비자들에게 증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한 기업들은 여전히 손과 입만 바쁘다.

화장품, 생필품 등은 말로 피부에 직접 닿고 생활과 밀접한 만큼 직접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정확한 해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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