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휴대폰 다단계 판매는 과거부터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해 온 통신업계 골칫덩이 중 하나다.

다단계 판매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나 비정상적인 판매 행태가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해와 같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는 어김없이 흘러나왔다.

올해 6월 기준 국내 이동통신 다단계 판매 가입자는 총 55만2,800명이다. 이통3사 별로 따져보면 SK텔레콤이 5만1,600명, KT가 6만2,000명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43만5,000명으로 가장 많다.

이러한 가운데 올 여름부터 SK텔레콤의 장동현 대표를 필두로 이동통신업계는 다단계 영업에 줬던 힘을 서서히 빼고 있다.

SK텔레콤 다단계 영업 가입자는 지난해 월 최대 2,000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달 120대로 가입자를 줄이고 있다. 더불어 KT 또한 더 이상 다단계 판매를 통한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겠다고 나섰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러 논란들에 휩쓸려 다단계 영업을 중단하진 않을 것”이라는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달 권 부회장은 기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1등‘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했다.

현재 LG유플러스가 이통사 중에서 홈 IoT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이를 잘 유지하고 또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서 이동통신업계에서 새롭게 1등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런데 문제는 소비자들의 인식이다.

이동통신을 막론하고 어느 품목이건 다단계 판매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이 갖는 이미지는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합법적으로 영업을 했더라도 이미지에는 좋지 않을텐데 심지어 지금처럼 소비자 피해가 계속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물론 LG유플러스의 목표가 일반 소비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IoT 시장 및 B2B 사업에 있지만, 이동통신사는 결국 소비자에게 인정받아야 할 분야다.

지금까지 이동통신업계는 다단계 판매에 대해 여러차례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국감의 단골 메뉴이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많다.

이번에 SK텔레콤과 KT가 다단계 판매에서 손을 뗀 이유는 그만큼 파생되는 문제들이 부담스러웠을 것이고, 소비자들의 따가운 눈총이 두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가 다단계 판매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반드시 불법 행위들을 사전에 차단하고, 더 이상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소비자들의 인식을 나몰라라 한다면 1등 LG유플러스는 결코 탄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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