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차은택 광고 밀어주기·이사회 결정 생략 논락…

옷차림에서부터 말 한 마디까지 어느 하나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국민들은 매일 새롭게 전해지는 소식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최순실 게이트'로 연일 시끄럽다. 최 씨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점을 이용해 각종 특혜를 누려 왔고 이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여기에 동조했던 그의 인맥을 따라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정계·재계가 흔들리고 있다.

컨슈머치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취재했다.

<편집자주>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수많은 의혹들 중 일부가 KT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KT를 향한 의혹들과 함께, 연임이 유력했던 황창규 KT회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 차은택에 광고 일감 몰아줬나

최근 KT가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KT 마케팅본부에 재직 중인 이동수 전무가 친분이 있는 차 씨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 이 전무는 과거 차 씨가 활동했던 광고제작업체 ‘영상인’의 기획실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총 24건의 방송광고를 제작했다. 이 중 차 씨가 대표로 있는 광고대행사인 아프리카픽쳐스가 6건의 광고를 제작에 참여했다. 차 씨가 직접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차 씨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김 홍탁씨가 대표로 있는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 또한 5건에 참여했다. 이를 두고도 의혹이 제기됐다.

신경민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서 플레이그라운드는 자본금이 1억 원에 불과한 신생회사인 점과 이 회사 대표인 김 씨가 차 씨와 친한 관계라며 광고 업체 선정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더해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금융위원회가 계획에도 없던 1억3,000만 원짜리 금융개혁 캠페인을 만들어 아프리카픽쳐스에 광고 의뢰를 했고, 이 과정에서 청탁 및 문체부 직원의 추천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다수의 광고주가 공동으로 제작업체 선정을 위한 별도의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것이 시간상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제작업체를 검토하던 중 업계 지명도와 제작능력을 고려해 아프리카픽처스로 결정해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KT 관계자는 “광고 구조상 자사는 제일기획 등 대행사에 의뢰만 할뿐 이후 일감 분배 등은 대행사에서 이뤄진다”라며 “대행, 제작, 연출에 모두 KT가 관여했다는 것은 옳지 않은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프리카픽쳐스는 지난 2003년부터 광고대행사를 통해 KT와 KTF 광고를 제작해왔고, 타 유명 기업을 포함해 600여편의 광고를 제작한 바 있는 규모 있는 업체”라며 “광고 몰아주기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황창규 회장 연임에 영향가나

우선, 이전 KT 수장들의 연임 사례는 좋지 않은 끝을 맞이한 경우가 많다.

황창규 회장 이전에 이석채 전 KT사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검찰의 압수수색 등을 겪으며 중도 하차했다. 당시 이 전 사장의 중도하차가 정권 교체와 맞물리며 정치 외풍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이 전 사장의 전임이었던 남중수 전 KT사장도 횡령 혐의로 불명예 퇴진했다. 역시 당시 정권 교체와 맞물렸다.

KT는 지난 2002년 공기업에서 사기업으로 전환됐지만, 정부 영향을 크게 받는 기업으로 꼽힌다.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으로 KT의 수장직은 정치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업계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선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불거지는 각종 의혹들은 연임설이 흘러나오던 황창규 회장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다.

현재 황 회장은 최순실씨가 설립 및 운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에 18억 원을 출연해 제2 노동조합으로부터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10억 원 이상을 출연할 경우 이사회를 개최하고 결의해야하는데, 이 과정이 생략됐다는 이유다.

이에 KT는 미르재단 출연금은 미리 약정했고, 이사회에서 사후 승인한만큼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KT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황 회장 연임과 관련해 “차기 CEO는 CEO추천위원회를 통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결정된다”며 “현재 진행된 게 없다”고 말한 바 있다.

KT관계자는 “최근 광고 몰아주기 의혹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닌 문제들”이라면서 “황 회장의 거취 문제와는전혀 무관한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