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 칼럼] 인문학·영어, 두 마리 토끼 잡기 <6>

여러분과 인문학과 영어를 함께 공부할 윤성호입니다.

고등학생은 수능과 논술에 활용, 일반인은 인문학 고전을 영어 원문으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문학․철학․역사 등 서양의 인문학 원서 중 최고의 정수를 발췌해 고등학교 수준의 문법지식을 가진 보통의 상식인이면 누구라도 원문의 감동과 정서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번역하겠습니다.

번역의 기준은 ▲영어 어순에 따라 순차적으로 해석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어순이 해결되면 최대한 우리말답게 옮기겠습니다. ▲학교 문법에서 배운 해석도 제시해 영어와 우리말과의 차이를 느끼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구문분석 등 학교문법에 대한 설명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원저에서 표현하고 싶은 내용이나 감동을 최대한 전달할 수 있도록 논리와 감성을 모두 살리는 번역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자의 말>

 

지난주까지 공부한 <예술의 역사>는 주술과 예술을 다뤘는데 다소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주부터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문명과 자연 그리고 인생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매우 감동적인 수필 한 편을 소개합니다. 공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인생을 달관한 현인의 가르침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감동이 깊으면 공부할 의욕은 저절로 생기고요.

시애틀 추장은 지금의 워싱턴 주 시애틀 시 인근에 거주하던 우아미쉬족과 수쿠아미쉬족의 족장으로 1780년대에 태어나 1866년 사망했습니다. 미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Franklin Pierce)는 1855년 시애틀 일대에 거주하던 인디언을 학살한 후 시애틀 추장에게 인디언 보호구역을 지어주겠으니 거주지를 팔라고 강요합니다. 본문은 시애틀 추장이 미국 대통령의 토지매각 요구에 답변한 내용입니다. 시애틀 추장과 절친했던 헨리 A. 스미스 박사가 추장의 연설을 기록했고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해 ‘고문서 기밀해제’로 120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시애틀 추장은 “이 땅은 우리가 마시는 공기와 같고 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같다. 공기와 물이 사람의 소유가 아닌데 어떻게 백인은 연어가 떼 지어 노는 이 땅을 팔라고 한단 말인가?”라고 묻습니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는 울림이 깊은 글입니다.

후대에 조작한 글이라는 논란이 있습니다. 동족이 백인에게 학살된 후 영혼 그 자체였던 그들의 땅에서 쫓겨나면서 땅에 대한 절절한 심경을 얘기한 것으로 위작 논란은 무의미합니다. 백인 친구였던 스미스 박사가 그의 말을 영어로 옮겼습니다. 영어 원문으로 어떻게 표현됐는지 살펴보고 새겨둘 만합니다.

 

1626년 네덜란드 서인도 회사는 인디언에게 24달러 어치의 물건을 주고 뉴욕 맨해튼 섬을 샀습니다. 인디언들이 돈 계산을 할 줄 몰라 24달러에 판 것이 아닙니다.

그 지역의 인디언들도 다른 지역의 인디언처럼 땅은 공기, 물, 햇빛과 같이 소유의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유럽 정착민들과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인디언들은 그 지역에서 쫓겨났고, 그 땅이 ‘월스트리트’가 됐습니다. - Michael Powell, Curious Events in History

 

Chief Seattle's Letter to all : 시애틀 추장의 편지 [제 1회]

The Great Chief in Washington sends word that he wishes to buy our land. The Great Chief also sends us words of friendship and goodwill. This is kind of him, since we know he has little need of our friendship in return. But we will consider his offer, for we know that if we do not sell, the whiteman may come with guns and take our land. How can you buy or sell the sky, the warmth of the land? The idea is strange to us. If we do not own the freshness of the air and the sparkle of the water, how can you buy them? Every part of this earth is sacred to my people - every shining pine needle, every sandy shore, every mist in the dark woods, every clearing and humming insect is holy in the memory and experience of my people. The sap which courses through the trees carries the memories of the redman. The whiteman's dead forget the country of their birth when they go to walk among the stars. Our dead never forget this beautiful earth, for it is part of us. The perfumed flowers are our sisters; the bear, the deer, the great eagle, these are our brothers. The rocky crests, the dew in the meadows, the body heat of the pony and man all belong to the same family.

(전체해석) 워싱턴 대추장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전갈을 보내왔습니다. 대추장은 우정과 선린의 말도 함께 보냈습니다. 그가 우리에게 답례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그로서는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우리가 그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유는 땅을 팔지 않으면 백인들이 총을 가지고 빼앗아 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늘과 땅의 온기를 사거나 판다는 말입니까? 우리에게는 낯설 뿐입니다. 신선한 공기와 반짝거리는 물이 우리 소유가 아닌데 어떻게 우리에게 산다는 말일까요? 우리 동포는 이 땅에 속한 모든 것이 신성합니다. 빛나는 솔잎, 모래 기슭, 울창한 숲 속 안개, 산뜻하게 윙윙거리는 벌레, 이 모두가 우리들의 신성한 기억이고 경험입니다. 나무에 흐르는 수액은 인디언의 기억을 나릅니다. 백인은 죽으면 낳아준 땅을 잊은 채 별 사이를 걷습니다. 그러나 인디언에게는 아름다운 이 땅이 몸의 일부이므로 죽은 후에도 잊지 못합니다. 향기를 머금은 꽃은 우리의 자매입니다. 곰, 사슴, 독수리는 우리의 형제입니다. 바위산 산마루, 초원의 이슬, 조랑말과 사람의 체온 모두가 한 가족입니다.

 

1. The Great Chief in Washington sends word that he wishes to buy our land. The Great Chief also sends us words of friendship and goodwill. This is kind of him, since we know he has little need of our friendship in return. But we will consider his offer, for we know that if we do not sell, the whiteman may come with guns and take our land.

☞ This is kind of him : 이것은 그가 친절을 베푼 일이다.

☞ has little need of : ~할 필요성이 없다

☞ We will consider his offer, for we know that... : (순차적해석) 우리가 그의 제안을 고민하는 이유는 ~때문 이기에.

문법적 해석 : 워싱턴의 대추장(대통령)이 우리의 땅을 사고 싶다는 글을 보내왔습니다. 대추장은 우리에게 우정과 친선의 말도 역시 보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우정의 말을 되돌려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것은 그가 친절을 베푼 일입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땅을 팔지 않으면 백인은 총을 가지고 뺏을 것이기에 우리는 그의 제안을 고민합니다.

인문적 해석 : 워싱턴 대추장(대통령)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전갈을 보내왔습니다. 대추장은 우정과 선린의 말도 함께 보냈습니다. 그가 우리에게 답례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그로서는 친절을 베푼 일입니다. 우리가 그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유는 땅을 팔지 않으면 백인들이 총을 가지고 빼앗아 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2. How can you buy or sell the sky, the warmth of the land? The idea is strange to us. If we do not own the freshness of the air and the sparkle of the water, how can you buy them? Every part of this earth is sacred to my people - every shining pine needle, every sandy shore, every mist in the dark woods, every clearing and humming insect is holy in the memory and experience of my people.

☞ ~ is holy in the memory and experience of my people.

: ~는 우리 동포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 신성합니다.

: ~는 우리 동포에게 신성한 기억이고 경험입니다.

☞ the dark woods 짙은 숲, dark는 농도가 짙어 검은색에 가까우면 사용되는 형용사입니다. 그래서 우리말로는 ‘검은’으로 해석될 때가 많습니다.

문법적 해석 : 어떻게 당신은 하늘과 땅의 따스함을 사거나 팔 수 있습니까? 그 생각은 우리에게 이상합니다. 만일 우리가 공기의 신선함과 물의 반짝임을 소유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당신은 그것들을 살 수 있을까요? 이 땅의 모든 부분이 우리 민족에게는 신성합니다. 모든 빛나는 솔잎, 모든 모래 해변, 모든 깊은 숲속의 안개, 모든 맑게 윙윙거리는 곤충은 우리 민족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 신성합니다.

인문적 해석 : 어떻게 하늘과 땅의 온기를 사거나 판다는 말입니까? 우리에게는 낯설 뿐입니다. 신선한 공기와 반짝거리는 물이 우리 소유가 아닌데 어떻게 우리에게 살까요? 우리 동포는 이 땅에 속한 모든 것이 신성합니다. 빛나는 솔잎, 모래 기슭, 울창한 숲 속 안개, 산뜻하게 윙윙거리는 벌레, 이 모두가 우리들의 신성한 기억이고 경험입니다.

 

3. The sap which courses through the trees carries the memories of the redman. The whiteman's dead forget the country of their birth when they go to walk among the stars. Our dead never forget this beautiful earth, for it is part of us. The perfumed flowers are our sisters; the bear, the deer, the great eagle, these are our brothers. The rocky crests, the dew in the meadows, the body heat of the pony and man all belong to the same family.

☞ course (to flow somewhere) : ...를 타고 흐르다, the redman : 인디언

☞ The whiteman's dead forget the country of their birth when they go to walk among the stars.

when을 항상 부사절에 붙여 '...할 때'라고 강박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할 때'를 주절에 붙여서 해석하면 원문에 더욱 충실할 때가 많습니다.

: 그들이 별 사이를 걸을 때 그들은 낳아준 땅을 잊습니다.

: 그들의 죽음이 태어난 땅을 잊을 때, 그들은 별 사이를 걷습니다(그들은 죽으면 땅을 떠나 하늘로 갑니다)

☞ Our dead never forget this beautiful earth

: 백인은 죽으면 땅을 떠나 하늘로 가지만 인디언 죽어도 땅에 남는다.

☞ perfumed 향기를 품은

문법적 해석 : 나무사이를 흐르는 수액은 인디언의 기억을 나릅니다. 백인들이 별사이를 걸을 때 그들의 죽음은 그들을 낳아준 땅을 잊습니다. 땅은 우리의 일부이기 때문에 우리의 죽음은 이 아름다운 땅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향기를 품은 꽃은 우리의 자매입니다. 곰,사슴,독수리 등 이 모든 것들은 우리의 형제들입니다. 바위산 산마루, 초원의 이슬, 조랑말과 인간의 체온 모두가 모두 같은 가족입니다.

인문적 해석 : 나무에 흐르는 수액은 인디언의 기억을 나릅니다. 백인은 죽으면 낳아준 땅을 잊은 채 별 사이를 걷습니다. 그러나 인디언에게는 아름다운 이 땅이 몸의 일부이므로 죽은 후에도 잊지 못합니다. 향기를 머금은 꽃은 우리의 자매입니다. 곰, 사슴, 독수리는 우리의 형제입니다. 바위산 꼭대기, 초원의 이슬, 조랑말과 사람의 체온 모두가 한 가족입니다.

 

※저자 윤성호

인문학 대중화를 통해 사회공헌을 추구하는 인문학 글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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