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검찰 수사…로비 의혹 없지만 입찰 지연·선정 무산 등 전전긍긍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최순실의 그림자가 면세업계까지 번졌다.

올 하반기부터 롯데면세점, 신세계DF, HDC신라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면세점(이하 현대면세점)은 신규 면세점 선정을 코 앞에 두고 최순실이라는 암초에 걸려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 출처=현대면세점 홈페이지.

▶면세점 업계, 최순실 그림자 ‘전전긍긍’

내달 3차 시내면세점 특허권 선정을 앞두고 면세점 업계는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경쟁하고 있는 롯데, HDC신라, 신세계, SK네트웍스는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했는데 이 기금이 면세점 특허권 선정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검찰은 이 기금의 대가성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롯데와 SK네트웍스, 기획재정부 및 관세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실련은 신규 시내면세점 추진이 삼성, 롯데, SK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출연의 대가가 아닌지 철저히 조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면세점 신규 사업이 뇌물에 의한 대가성을 충분히 의심할 만한 특혜사업이라면 당장 멈추고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며 “현대면세점을 제외하고 부적절한 재단에 과제 모금을 한 기업은 독점사업권 취득 자격이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3차 면세점 특허권 입찰…좌초 위기

3차 면세점 특허권 심사는 시행 자체가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해 서울권역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88만 명 늘었다고 발표했고, 한달 뒤인 4월 관세청은 이를 바탕으로 시내면세점 추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규정상 면세점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이 30만 명 이상 증가해야 하는데, 지난해 메르스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의도적으로 부풀렸기 때문이라는 의혹이제기됐다.

또 그 시기가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원 SK회장(2월 1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3월 14일)과 독대 면담을 한 시기와 겹치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관세청은 예정대로 내달 17일에 특허 심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우려와 잡음 속 ‘면세점 입찰’…현대면세점 “계획대로 진행”

이번 3차 특허권 후보 중에서 현대면세점은 유일하게 로비 의혹에서 자유로운 상황이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대가성 로비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대면세점은 경쟁업체들이 사라진 가운데 쉽게 특허권을 획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현재 올해 있을 심사뿐만 아니라 지난해 심사까지 로비에 의한 선정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칫 시내면세점 선정 자체가 좌초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이 경우 현대면세점이 그간 특허권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노력했던 것들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현대면세점은 계획대로 심사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심사 일정에 맞춰 계획대로 준비해 나갈 방침”이라면서 “현재 PT(프레젠테이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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