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소비자, ECU 업데이트 후 시동꺼짐 등 결함 주장…오토스탑/스타트 기능 오해 경우도 많아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SM6가 리콜 이후에도 결함이 발생했다는 소비자들이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르노삼성자동차(대표 박동훈, 이하 르노삼성) SM6는 출시 한 달만에 누적 계약 2만 대를 기록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 9월까지 총 3만6,469대를 등록해 7개월 연속 자가용 등록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중형차 시장의 부동의 1위였던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2만7,244대(자가용 기준)를 넘어서기도 했다.

또 지난달까지 총 누적판매대수가 5만904대로 올해 목표였던 5만 대를 조기에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 SM6(출처=르노삼성자동차)

SM6는 '2.0 LPe'(LPG), '2.0 GDe'(가솔린), '1.5 dCi'(디젤), '1.6 TCE'(가솔린) 등 4가지 모델로 출시됐는데 일부 모델에서 결함이 발견돼 논란이 됐다.

LPG 모델(2.0 LPe)에서 발생한 결함으로, 차량이 내리막길 등 시속 30~40km의 관성 주행을 하고 있을 때가속페달을 밟으면 시동이 꺼지거나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는 등의 문제였다.

르노삼성은 지난 9월 LPe모델에서 나타난 결함의 원인이 엔진제어장치(이하 ECU) 오류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작년 12월 28일부터 올해 9월 6일까지 제작된 6,844대에 대해 ECU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내용의 리콜을 진행했다.

ECU는 1970년대 후반부터 자동차에 장착하기 시작한 일종의 컴퓨터로 자동차의 두뇌로도 불린다.

엔진이나 자동변속기를 비롯해 구동계통, 제동계통, 조향계통 등 차량의 거의 모든 부분을 제어하는 장치로, 최근에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SM6 LPe 모델은 현재 리콜이 진행 중에 있으며,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9월 말까지 리콜 대상 차량 중 총 2,762대(40.3%)가 해당 조치를 받았다.

문제는 리콜 후 결함이 발생했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멀쩡했던 차량이 리콜 후 연비 저하·시동 꺼짐 등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 리콜 이후 결함 제기(출처=인터넷커뮤니티)

# 인천에 사는 A씨는 지난 3월에 SM6 오너가 됐다. A씨는 리콜 통지를 받고 ECU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는데 지난달 1일 시동을 걸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며 엑셀을 밟는 순간 차량 시동이 꺼졌다. 

# SM6 오너 B씨 역시 지정정비코너에서 ECU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를 받은 뒤 엑셀을 밟아도 속도가40km/h를 넘지 못하는 결함이 발생했다. 정비소에 차량을 맡겼지만 직원은 직접 도로주행을 진행한 뒤 아무 문제가 없다며 B씨에게 차량을 인계했다.

B씨에 따르면 인계받은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견됐다.

# 소비자 C씨는 리콜 후 시동꺼짐 현상을 경험하고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C씨에 따르면 당시 직원은 “혹시 모를 결함이 있을 수 있다”며 ECU 자체를 교환했다.

이처럼 다수의 소비자들이 기존에 문제가 없다가도 ECU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거나 ECU를 교체한 뒤, 시동이 꺼지는 등 결함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천안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S씨는 “ECU 자체를 바꿀 정도의 수리는 굉장히 드문 일이다. 더욱이 신차에서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은 굉장히 희박한 경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역시 “ECU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지만, ECU 자체를 바꾸는 일은 결코 빈번하지 않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시행한 리콜은 LPe모델의 ECU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고 혹시 모를 오류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으며 ECU 자체를 교체했다는 사실은 들은 적이 없다”며 “또한 리콜 후 동일 결함이 발견됐다는 제보도 확인을 해봐야 알지만 아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LPe모델 외에도 가솔린과 디젤모델에도 시동꺼짐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대부분 신호 대기 중에 갑자기 시동이 꺼졌다는 주장이 다수이다.

   
▲ SM6 GDe 시동꺼짐 결함 제기(출처=인터넷커뮤니티)

하지만 현재까지 SM6의 가솔린 또는 디젤 모델에서는 시동꺼짐 결함은 확인된 바가 없는 가운데 르노삼성 측은 오토스탑/스타트 기능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오해라고 판단했다.

오토스탑/스타트 기능은 공회전 제한 장치로 운행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정차 할 때마다 자동으로 엔진을 정지시키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엔진을 자동으로 동작시켜 공회전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과 연료소모를 절감하게 한다.

그런데 이 기능은 운전자가 자칫 시동이 완전히 꺼진 것으로 오해하고, 차량을 이탈하게 되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려 안전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SM6는 이러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오토스탑/스타트 기능 구동 시 센서를 통해 운전자가 운전석을 벗어난 것으로 감지되면, 10초간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오토스탑/스타트 기능으로 시동이 일시적으로 꺼진 상태에서 운전자가 움직일 경우 10초간 시동이 걸리지 않는데 이는 결함이 아니다”라면서 “가솔린이나 디젤모델에서는 LPe모델에서 발생한 결함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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