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수·이석채 등 전 회장 정권교체 후 불명예 퇴진…지배구조 개편·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숙제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눈에 띠는 성과를 바탕으로 황창규 KT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또 다시 주어진 3년 동안 어떻게 회사를 이끌지 황 회장을 향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4,400억 원을 기록하며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년 연속 1조 원대 영업이익 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2011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래 최초로 KT의 서비스 매출이 20조 원을 넘어섰다.

사업 재정비를 통해 이석채 전 회장 시절 56개로 늘어나있던 계열사 수도 40개로 축소했다. 최근에는 무디스 신용 평가에서 A등급을 회복했다.

   
▲ 출처=KT

이러한 통신 경쟁력 향상과 호실적 등의 성과가 황 회장의 연임 확정에 있어 가장 큰 요소로 작용했다는것이 업계 평가다.

KT는 지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황 회장은 지난 3년간 기업구조 개선, 경영 인프라, 비용구조 혁신, 미래 성장 사업 발굴 등에 주력해왔다”며 “2기에도 향후 3년간의 전략 방향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으나 본격적인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바로 회장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KT는 오래전부터 외부의 입김에 취약한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가 됐지만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지분 10.62%)로 있으며, 소액주주 비율이 65%로 높아 사실상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영향력 있는 주주가 없는 상태다.

황 회장에 앞서 연임에 성공했던 남중수, 이석채 전 KT 사장은 모두 중도에 불명예 퇴진하며 두 번째 임기를 온전히 채우지 못했다. 각자 중도 퇴진의 이유가 있었지만, 외풍의 영향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현재 KT 이사회는 사외이사 7명과 사내이사 3명으로 이뤄져있는데 이 이사회가 정권의 영향이나 내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알려져있다.

더욱이 지난해 말부터 KT와 황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엮여 낙하산 인사, 부정 청탁, 일감 몰아주기 등의 의혹을 받으면서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KT 주가 상승의 가장 큰 걸림돌은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시켜줄만한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지 않은 것”이라며 “또 만약 경영진이 교체될 경우 KT의 경영전략 변화 가능성이 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황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과거 경험상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여전히 KT 경영권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KT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이나 낙하산 인사 관련 이슈들은 이사회에서도 강조했던 부분으로, 황 회장도 오는 주총까지 관련 내용을 준비할 것”이라며 “오는 3월 예정돼 있는 주총 이후에는 개선 방향이 명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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