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3無정책 불구 매장수 증가 지지부진…이마트 3년 700억 출자 '공염불'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편의점이 날로 성장 가도를 걷고 있는 가운데 유통 명가 신세계의 ‘위드미’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신세계, 정통한 유통분야지만 ‘편의점’ 고전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는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4분기도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GS25는 3분기 성장에 이어 지난해 4분기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19% 늘었고 영업이익도 12%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8%, 30.9% 늘어난 CU는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공시가 되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6%, 48.5% 늘었다.

그러나 위드미는 편의점 업계의 성장과는 동 떨어진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3분기 7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위드미는 4분기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지난해 1분기, 2분기 영업적자가 각각 84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2015년 적자규모인 262억 원 보다 더 큰 손실을 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위드미 관계자는 “영업손실은 사업이 오래되지 않아 경력직 채용 및 인건비 투자가 많아 손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점포, 3무 원칙이 수익 발목?

위드미의 실적 부진은 편의점 출점수로도 이어진다.

신세계는 위드미를 인수하며 2014년 본격적으로 편의점 사업에 합류했다. 후발주자로 나서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3무 원칙’을 제시하며 위풍당당한 시작을 알렸다.

당시 ‘3무 원칙’은 파격적이었다. 기존 편의점 가맹조건과는 확연히 달랐기 때문인데, 3무 원칙은 ‘로열티 無’, ‘365일·24시간 영업 無’, ‘중도해지 위약금 無’를 기본으로 한다.

가맹점주들에게 솔깃한 제안이지만 위드미의 점포수는 빅3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11월 기준 CU가 운영 중인 점포수는 1만764개, GS25는 1만659개, 세븐일레븐은 8,538개다. 위드미는 1,704개에 그친다. 이는 미니스톱의 2,340개 점포 보다도 적다.

신세계가 처음 위드미를 앞세워 편의점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당해에만 전국 점포 1,000개를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3년이 넘게 흐른 현재도 2,000개 점포도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위드미는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출점 확대에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위드미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편의점업계에서는 위드미의 3무 정책이 오히려 독이 됐다고 지적한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심야시간에 영업하지 않으면 영업수익은 20% 정도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점주의 수익 악화로 이어진다”면서 “24시간 영업은 편의점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위드미 관계자는 “24시간 영업은 점주들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며 “심야시간대 운영을 원하는 점주들은 24시간 영업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 지원 사격도 안 통해

최근 몇 년간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편의점시장은 ‘이마트’의 지원사격을 받는 위드미를 비껴갔다.

이마트는 최근 3년간 700억 원 이상을 출자하며 위드미에 아낌 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지만 적자는 계속됐다.

심지어 위드미는 이마트 대표 PB제품군인 ‘노브랜드’, '피코크' 제품을 판매하는 등 PB 상품면에서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마트의 응원과 지지에도 수익성이 나아지지 않자 위드미 측은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 경영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진단 결과에 따라 위드미가 고수하고 있는 3무 원칙도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위드미 관계자는 “경영진단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위드미의 3무 원칙은 업계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정책으로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변경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영 진단에 대한 결과는 나왔지만 대외비로 외부에 밝힐 수는 없다”며 “경영 활동과 관련돼 컨설팅 받은 내용은 참고할 뿐 전략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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