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약속 불이행, 소비자 '카드 납부' 기회 상실…회사 측 "당시 상황 알 수 없어, 당황스럽다"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보험사들이 소비자들의 보험료 카드 결제를 일부 제한하거나 전면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하면 실적과 포인트 등을 쌓을 수 있어 편의가 증가하지만 보험사들은 카드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보험료 카드결제 서비스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 소비자가 업체 측의 실수로 카드 납부 기회조차 잃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카드결제 서비스 재개하면 고지해준다더니”

부산광역시에 사는 소비자 A씨는 지난해 11월 KDB생명 측에 보험료를 카드로 납입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카드 납부 서비스가 중단돼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실제로 KDB생명은 지난해 4월 보험료 카드 결제 서비스를 축소하기 시작해 9월부터 신용카드 납부를 전면 중단했다.

A씨는 “2015년 9월부터 2016년 8월 사이에는 분명히 카드납입이 가능했음에도 납부방법이 변경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KDB생명 측은 한번이라도 신용카드 납부를 한 고객에게만 문자를 발송했다고 해명했고, A씨가 초회보험료를 카드납입 했던 것을 근거로 추궁하자 다시 6개월 안에 카드납입 한 고객만 해당한다고 수 차례 말을 바꿨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업체 측의 해명이 더욱 황당한 것은 A씨가 5년 전 이미 고객센터를 통해 보험료 카드 결제와 관련해 문의를 남겼기 때문이다.

A씨는 “당시에도 전년도까지는 카드 자동이체 됐다가 현재 중지됐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럼 추후 카드납입을 재개하면 안내장을 보내주는지 상담원에게 물어봤고, 카드 결제 서비스를 재개하면 안내장 보내준다고 분명히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상담원 말만 믿고 있던 A씨는 KDB생명으로부터 아무런 안내장도 받지 못했고, 결국 본인이 직접 알아보기 전까지 서비스가 재개됐던 사실조차 감쪽같이 모른 채 기회를 날리게 된 것이다.

▶소비자보호팀 아닌 소비자우롱팀?

A씨가 KDB생명에 달마다 납입하는 보험료 액수는 70만 원 정도다. 만약 2015년 9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년 간 보험료 카드로 납부했다면 그 사이 쌓을 수 있던 실적과 포인트를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A씨는 “누군가는 왜 이리 카드 납입에 목숨을 거냐고 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내가 한 달에 납입하는 70만 원이라는 금액을 남은 납입기간 10년간 카드 실적으로 환산해보면 270만 원정도의 캐쉬백을 받을 수 있을 만큼 큰 돈”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금은 일개 구멍가게에서 단 돈 1,000원도 카드결제가 되는 세상이다. 보험료가 적은 돈도 아니고 가맹점 해지라는 초강수를 둬 고객의 납부방법의 선택권을 뺏고 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금감원에도 민원을 넣었지만 A씨에게 돌아온 답변은 보험료 카드납입은 보험회사 자율이고 직원이 상담 잘못한 부분은 회사에서 교육을 시킬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만약 A씨의 주장대로 잘못된 상담이 이뤄졌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근본적으로 상담 내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상담사 개인의 문제인 것인지, KDB생명의 시스템적 문제인 것인지에 대해 묻자 사측은 정확한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현재 카드납부 시스템이 중지된 상황이다. 기존 카드납부 고객은 아직 가능하지만 신규고객의 카드납부는 받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변경 안내의 경우 공식홈페이지에 게재하거나 문자를 통해 안내장을 철저히 발송하고 있다. 고객이 해당 안내를 못 받았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당초 사측의 명백한 잘못이 확인됐기 때문에 2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아마 고객이 편의에 대한 불편을 호소해 지급을 하려한 것 아니였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객이 민원을 신청한 후 여러 의사소통 과정에서 해결이 돼 취하했던 건인데 다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당혹스럽다”며 “해당 고객이 소송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 측에서는 민원 건에 대한 회신문 보냈고, 더 이상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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