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한 당국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KDB산업은행이 시중은행을 설득하는 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27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 실무자들과 만나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방안에 대해 실무협의를 했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채무조정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번 채무조정은 시중은행이 보유 중인 대우조선에 대한 무담보채권 약 7,000억 원의 80% 규모인 5,600억 원을 출자전환 하도록 하고, 나머지 20%에 대해서는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채권은행부터 반드시 설득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시중은행으로부터 채무 재조정에 합의한다는 확약서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4월 중순 열리는 사채권자집회에서 사채권자를 설득하는 데 시중은행들의 동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중은행들은 구두로 출자전환에 합의를 약속한 상태지만 확약서를 쓰기까지는 양측간 팽팽한 이견 조율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채무조정으로 시중은행이 추가적으로 적립해야 할 규모가 약 6,400억 원, 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은 최대 0.24%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확약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선수금환급보증의 지원순서 등을 놓고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7일 시중은행들을 만나 계획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였을 뿐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며 “은행들도 자신들의 자료가 정확한지 확인하고 내부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확약서 작성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확약서라기 보다는 합의문 작성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각 기관별로 협의가 이뤄지면 작성이 이뤄질 것”이라며 “언제쯤 확정된 내용이 나올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4월 사채권자집회 전에 결과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채권투자자들의 손실분담을 요구하는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방안 발표됐으나 당분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방안 발표로 모든 채권자들의 손실 분담을 요구하면서 채무재조정안이 통과될 경우 2조9,0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지만 채무재조정에 실패할 경우 강제적인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과 3년 뒤 원금의 상환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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