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카드론' 급증, 금감원 지적…김 대표 "정체성 구축에 온 힘"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최근 몇 년간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카드가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금리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영업 확대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남은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채정병 전 대표의 뒤를 이어 롯데카드의 선봉장에 서게 된 김창권 신임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과도한 돈놀이, 금융당국 제재

최근 롯데카드가 카드론 취급을 과도하게 늘리면서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롯데카드의 카드론 취급 잔액이 지속으로 늘고 있는데다 저신용자 비중이 높아 잠재부실 위험이 있다며 카드론 리스크 관리 강화와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2014년 6월 이후 카드론 취급대상 선정기준 및 이용가능한도 산출기준 변경을 통해 카드론 이용 대상 및 이용가능한도를 확대하고, 카드론 이용금리 할인(정상금리 대비 40~50%) 등의 프로모션을 지속 실시했다.

그 결과 롯데카드의 카드론 취급잔액은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는 상태다. 더욱이 문제가 되고있는 것은 2016년 6월말 카드론 잔액 2조4,744억 원 가운데 7등급 이하 저신용자 잔액 비중이 30.1%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본업 대신 고금리 카드론을 늘리는 과정에서 저신용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가계부채 부실을 키우는 새로운 뇌관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경우 잠재부실 위험이 상존하고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카드자산의 건전성이 급격히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 카드론 취급 대상 및 이용가능한도 산출 기준을 적정하게 설정하고 저신용자·다중채무자 등 부실위험이 높은 회원에 대한 카드론 취급 비중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카드는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카드론 대출의 적정성 여부와 관련한 현장검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최근 롯데카드의 카드론 급증에 대한 적정성과 관리가능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저신용자들의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카드론 전체로 보면 우리 측 규모가 굉장히 작은 편이다"이라며 “앞으로 저신용자 등 부실위험이 높은 고객들에게 카드론 취급이 집중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수 년째 지지부진한 실적…어깨 무거운 김창권 대표

롯데카드가 유독 카드론 영업 확대에 주력하는 이유로는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꾸준한 실적 하락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부진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카드론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카드의 영업이익은 1,416억 원으로 전년도 1,747억 원에 비해 18.9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06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0.64% 줄어들었다.

롯데카드의 지난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2014년 1조6,086억 원, 2015년 1조6,258억 원, 2016년 1조6,435억 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14년 1,996억 원, 2015년 1,747억 원, 2016년 1,416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4년 1,487억 원, 2015년 1,342억 원, 2016년 1,065억 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김영란법 시행, 은련/비자카드 수수료 인상이 겹치는 등 업황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을 늘린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어려운 때 롯데카드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창권 신임대표는 올해야 말로 스스로를 정확히 돌아보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적기라며 롯데카드의 정체성 구축하는 데 온 힘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달 10일 롯데카드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 신임대표는 “지금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치열한 경쟁과 불확실성을 이겨내려면 우리 롯데카드만의 전략, 롯데카드만의 마케팅, 롯데카드만의 조직문화 즉, 롯데카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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