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 전개 일부 승소하기도…카드사 수익성 악화 '앓는 소리'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최근 신용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카드 혜택을 축소하자 소비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부가서비스’ 등록보다 폐지 많아

지난해 국민의당 신학용 의원(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를 축소, 폐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3년간 국내 카드사들이 금감원에 신고한 부가서비스 축소 및 폐지 건수는 총 79건으로 신규 또는 확대 신고(44건)보다 크게 많았다.

부가서비스를 종료한 뒤 이를 대체할 신규 서비스를 제시한 경우는 단 3건에 불과했다.

더욱이 지난달부터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축소되면서 신용카드 혜택 축소는 빈번해질 전망이다.

신 의원은 "카드사들은 카드를 출시할 때 부가서비스를 대폭 늘렸다가 이후 슬며시 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소비자 기만행위를 계속해 왔다"며 "금융위원회가 의무유지기간을 줄여 서비스 축소를 조장하는 것은 엄중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즐겨쓰던 혜택 증발…소비자 ‘뿔났다’

신용카드 혜택이 축소되자 소비자들은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3년 하나카드(구 외환카드) ‘크로스마일SE카드’의 적립 비율이 1,500원 당 2마일에서 1.8마일로 축소되자 소비자들은 소송으로 대응했다.

가입자 9명은 전국 7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수원지법 여주지원 승소 이후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에서도 소비자가 일부 승소했다.

 

삼성카드 ‘슈퍼에스카드’는 카드 사용기간과 금액을 약정하면 약정금액에 따라 최대 360만 원까지 혜택을 미리받는 카드다.

그런데 지난 1월 갑작스럽게 약정금액 대비 포인트(혜택) 전환비율이 10:9에서 10:7로 축소됨에 따라 카드를 이용하던 일부 소비자들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취했다.

이 외에도 삼성카드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제휴해 포인트를 항공·호텔 마일리지로 사용 가능한 ‘아멕스 더 플래티넘’ 카드도 포인트 대비 마일리지 전환비율이 축소됐다.

하나카드는 ‘2X 알파카드’의 월간 할인 한도를 3분의 2로 줄이는 약관 변경을 신고했으며, 명품 할인 혜택으로 주목받았던 롯데카드의 '다이아몬드 카드'는 제휴사 폐업으로 인해 서비스 시작 200일 만에 중단되는 등 신용카드 혜택 축소·폐지가 이어지고 있다.

정 모씨는 “혜택이 알찬 카드들은 전부 없어지는 것 같다”며 ”마일리지 전환용으로 사용해 왔기 때문에 전환비율이 축소된다면 올해만 쓰고 해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두운 업황 서비스·혜택 축소 불가피

올해부터 적용되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해 업황이 어두운 카드업계로서는 부가서비스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A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혜택이 많다고 알려진 카드들은 앞으로 혜택 축소되고 프로모션 횟수 감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서비스를 제공할 재원이 필요한데 수익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B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낙전 포인트 강제 기부, 대출금리 인하 요구 등 카드업계 악재들의 영향이 정확하게 계산되기 어렵다”면서 “운영·관리 등에서 비용을 줄이고 있지만 상품이나 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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