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징크스 깬 높은 공모가…일반 청약 경쟁률 기대 이하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드디어 내일(11일)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 둔 ING생명보험(대표 정문국)이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오는 11일 ING생명의 주권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모펀드(PEF) 소유 기업으로 첫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하게 된 ING생명은 지난달 24일 3만3,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는 당초 제시 공모가 3만1,500원~4만원 하단을 초과한 것으로 공모가가 하단을 초과해 확정된 생보사 IPO는 지난 2010년 삼성생명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앞서 상장한 동양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제시했던 가격범위 하단이나 그 미만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면서 이른바 생보사 상장 징크스가 만들어져 왔다. 업계는 ING생명의 공모가가 이례적으로 이를 깨면서 성공적 IPO를 향한 청신호로 평가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부진한 일반공모 청약 결과로 다시 우려의 시선이 짙어졌다. 지난달 27일 있던 첫째 날 6,700,000주 모집에 1,108,680주 신청이 들어와 청약 경쟁률이 0.17대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 날 들어온 청약 증거금은 기대 한참 못 미치는 183억 원에 불과했다.

대표 주관사인 삼성증권 측은 첫날 청약경쟁률 자체는 높지 않았으나 향후 순조롭게 청약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공모주 자금은 청약을 찾아 몰려다니는 특성이 있어 비슷한 시기 IPO를 진행 중인 넷마블 청약금의 환불일에 맞춰 묶여있던 자금 약 7조8,000원 가량이 ING생명 청약으로 한꺼번에 쏠릴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ING생명의 일반공모청약 결과는 최종 경쟁률 0.82대 1을 기록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으로 마무리 됐다. 일반공모 청약결과 최종 6,700,000주 모집에 5,475,670주 신청이 들어오는데 그쳐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한 것.

다만 일반청약 경쟁률이 0.82대1에 그쳤음에도 기관고객 경쟁률이 4대1에 달하면서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통해 남은 물량을 모두 소화해 ‘미달 사태’의 급한 불은 끌 수 있었다. 또한 일반청약 중 1억 이상을 청약한 고액자산가가 전체 청약금액의 70%에 달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단기 차익실현 위주인 일반 공모주 투자자와 달리 ING생명의 고배당 성향에 매력을 느낀 장기 투자자의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번 공모의 경쟁률 자체는 높지 않았으나 사모투자 펀드가 대주주인 기업의 첫 상장 시도였다는 점에서 기업금융시장에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해 성공시킨 의미 있는 사례"라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타 금융주 대비 낮은 수익성이 낮은 것을 감안했을 시 ING생명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는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남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는 운용수익률 하락 가능성과 2018년 ‘ING’ 브랜드 사용기간 만료 이후 사명 변경에 따른 영업력 저하 가능성 등은 투자에 고려해야 할 리스크”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타 금융주 대비 낮은 수익성을 감안하면, 공모가에서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다만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 위치를 유지하는 동안 배당성향 50% 이상을 유지 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배당주 관점에서 접근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