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공고문 중 일부, 취업준비생 분개…사 측 "블라인드 채용 방식 첫 시도, 개선할 것"

▲ 현대모비스의 '미래전략 인재 채용 공고'(출처=현대모비스)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현대모비스의 신입사원 채용 공고문이 많은 취업준비생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현대모비스는 2017년 하반기 신입 공채 사원 모집 공고를 자사 채용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현대모비스는 섀시 모듈(차대 모듈), 칵핏 모듈(운전석 모듈), 프론트엔드 모듈 등 자동차 핵심 모듈과 그 외 많은 부품을 생산해 계열사에 공급하는 기업으로 연봉과 복지 등이 좋아 많은 취업준비생들의 이목이 쏠리는 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에 채용된 대졸 사원 평균 연봉은 4,900만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현대모비스는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일반 신입사원과 미래전략 인재 두 가지 전형으로 나눴다. 이 중 ‘미래전략 인재 전형’의 경우 블라인드 채용 방식으로 스펙을 초월한 채용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로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측의 모집 공고는 취업준비생들의 울분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진짜 보통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진 분들만 지원해주세요"라는 한 줄의 문장이다. 해당 문장 밑에는 "학생대표, 동아리 대표, 어학연수, 국토대장정 등 평범한 경험을 하신 분들은 제외됩니다"라는 문구도 명시됐다.

▲ 현대모비스의 '미래전략 인재 채용 공고' 중 일부(출처=현대모비스)

대부분의 취업준비생이 힘들게 준비한 스펙이며, 노력을 통해 남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스펙을 한 순간에 평범한 것으로 만든 셈이다.

공고를 접한 네티즌들은 “학생대표나 어학연수가 어떻게 평범한 경험일 수 있냐”,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졸업하느라 어학연수는커녕 해외여행도 가본 적이 없는데 (나열된 경험이)평범한 스펙이라니 너무 한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의 기준은 무엇이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한 취업준비생은 “현대모비스 임직원 대부분은 학생대표, 동아리 대표, 어학연수, 국토대장정 등 ‘평범한 경험’을 해보셨나보다”라고 반문하며, “현대모비스의 공고가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지원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미래전략 인재 전형’은 스펙을 초월해 실제 업무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전형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적용했다. 현대모비스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주요 계열사들은 이름과 방식이 약간씩 다르지만 모두 블라인드 채용 방식의 전형을 올해 하반기부터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경우 해당 채용에 지원하기 위해 ‘신문기사’나 ‘수상내역’ 등 전문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런 자료들을 통해 지원자의 학력이나 나이 등 개인 정보를 알 수 있는 만큼 일각에선 현대모비스의 미래전략 인재 전형은 말뿐인 블라인드 채용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신문기사 혹은 수상내역은 선택사항일 뿐 필수 사항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저희 회사에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글이었는데, 담당 부서에서 일부 오해가 발생할만한 문장을 사용한 점은 인정한다”며 “처음 실시하는 블라인드 채용이라 준비가 덜 된 부분이 있었지만 계속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