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재개 불구 카스 품귀 여전…업계 최고 임금 수준, 맥주시장 불황 불구 노조 측 무리수 지적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오비맥주 노조의 총파업이 장기전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 속에서 예상보다 이르게 상황이 종료됐다. 총파업 엿새만인 지난 10일에 생산재개에 돌입한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여파는 여전하다. 일반음식점부터 소매점까지 오비맥주 파업 사태가 번지며 공급 부족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도소매업체 및 소비자의 불편이 개선은 역부족인 사오항이다.

특히 최근 국산 맥주는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오비맥주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단행하자 이를 비난하는 여론도 조성됐다.

▶오비맥주 노조 ‘파업’, 카스 품절 대란

오비맥주 노조가 사측과의 임금현상이 결렬되면서 부분파업에 이어 총파업에 들어가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노조 측은 임금 8% 인상을 제시했고, 사측은 2.5% 인상으로 한치의 물러섬 없는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다가 결국 노조가 지난달 27일 1차 경고파업에 들어갔다.

양측의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측이 3.5%의 인상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 4일 광주, 이천, 청주 공장 등이 총파업에 들어갔다.

소매점 등 각 유통채널과 일반음식점 등은 오비맥주 파업으로 인해 ‘카스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결국 노사가 임금인상을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총파업은 6일 만에 마무리됐다. 사측이 새롭게 제시한 4.5% 인상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노사의 갈등은 봉합됐다.

 

당장 지난 일요일인 이달 10일부터 생산재개에 들어갔지만 아직은 역부족인 모습이다. 소매점 등에서는 아직도 카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일반음식점 직원은 “얼마 전부터 이 인근의 음식점들은 카스를 공급받지 못해 롯데나 하이트진로 제품만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곳 역시 언제 재고가 소진 될지 몰라 카스는 귀하다”고 털어놨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현재 물량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 수습하고 있다”면서 “다음주 정도면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맥주시장 침체 속 임금인상 관련 ‘파업’…경쟁사와 대조적

도매업자와 소비자들의 겪는 불편도 불편이지만, 더욱이 문제인 것은 노조의 파업 시점과 그 내용이다.

오비맥주의 처우는 일반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임금뿐 아니라 각종 복지혜택 등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복지 등 처우는 동종업계에서 가장 좋은 편이고, 노조원들에 대한 대우도 좋지만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파업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가능하면 노사가 서로 대화를 통한 배려, 양보 등을 통해 파업이 없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예년에 비해 다소 감소했고, 맥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짐에 따라 점유율 감소도 예상되는 시점에 오비맥주 노조가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오비맥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3.6% 감소한 3,723억 원을 기록했다. 또 수입맥주 공세에 국산 맥주시장이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어 올해 역시 매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눈치다.

이러한 추세에 오비맥주 노조는 최근 몇 년동안 10%에 가까운 연봉 인상을 요구해 오면서 ‘귀족노조’라는 별칭도 얻게 됐다.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신규 사업자 진입이 많고, 수입맥주 공격이 거센 상황에 높인 시기에 임금인상을 두고 파업을 진행하다 보니 귀족노조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힘을 합쳐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고 신제품 개발을 하더라도 쉽지 않은 상황에 이런 일이 발생해 소비자와 도소매업체 등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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