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중 20%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 '최고'…"금리 산정 방식 개선 필요"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카드사들이 본업 대신 고금리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려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어 가계부채 부실을 키우는 새로운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 3년 6개월간 카드업계가 카드론으로 올린 수익이 10조 원을 넘어선 데다 20%이상 고금리 카드론 대출의 30%가 삼성카드(대표 원기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카드론 늘리는 카드사들...“고신용자에게 비싼 이자 받아”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카드사별 카드론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에서 발생한 카드론 대출이 총 25조에 육박한다.

업체 별로 신한카드가 5조8,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국민카드 4조6,000억 원, 삼성카드 4조1,000억 원, 현대카드 3조2,000억원, 롯데카드 2조6,000억 원, 우리카드 2조1,000억 원, 하나카드 1조9,00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비씨카드의 경우 카드론 대출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업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카드론으로 총 10.4조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는 카드사의 영업수익 76.2조의 14%에 달한다.

더욱이 카드사가 카드론 대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고금리 장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커다란 문제로 지적된다.

금리구간별 카드론 대출 현황을 분석해 보면, 전체 대출액 중 금리 5% 미만의 저금리대출은 총 0.5%에 불과하다. 이 중 금리 1% 미만 대출은 0.4%다.

반면 10~15% 금리가 37.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15~20% 금리의 대출도 34.7%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채이배 의원은 “카드론의 72%가 10% 대의 중금리 대출로 이러한 점만 보면 카드사가 중금리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1년간 증가한 대출 4조8,000억 원 중 2조6,000억 원이 고신용자(1-3등급)에게 대출됐다는 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카드사가 고신용자에게 비싼 이자를 받고 대출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이상 고금리 삼성카드 가장 많아...현대, 우리 순

▲ (자료=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실)

카드사 중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 비중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의 20%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은 전체 가운데 17.17%%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출 잔액이 총 7,107억 원에 달한다. 

특히 삼성카드의 20% 이상 고금리 대출은 카드사 전체에서 발생한 20% 이상 고금리 대출 평균 9.6%보다 1.8배 높았다.

뒤를 이어 현대카드 13%(4,389억 원), 우리카드 11%(2,377억 원) 순으로 20%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았다.

반면 하나카드는 1.59%(309억 원)로 20%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이 가장 적었으며, 롯데카드 4.3%(1,127억 원), KB국민카드 7.8%(3,637억 원), 신한카드 8.2%(4,803억 원) 순으로, 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채이배 의원은 “카드사는 카드론 금리를 신용등급에 맞게 산정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단체 역시 카드사들이 수익을 올리는데만 급급하지 말고 가계부채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우리나라도 전체적으로 리스크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고금리인 카드론 이용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채무자들이 용이하게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도록 연체이자를 낮추는 등을 금리부담을 완화시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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