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보험 사업라인 완성…시너지 발휘 기대감 의견 갈려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의 새 주인이 됐다. 

DGB금융지주가 인수 의사를 피력하면서 지난해 공개 매각에 실패한 이후 지지부진했던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하이투자증권의 매각 작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뒤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다만 DGB금융지주는 비은행부문을 강화시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이번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 발휘 가능성 여부와 기업 가치 재고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다.

▶하이투자증권 인수 위한 SPA 체결

DGB금융그룹은 8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9일 현대미포조선과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해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선물 등 하이투자증권 자회사도 같이 인수하기로 결정했으며, 인수가격은 4,500억 원대로 알려졌다. 

사실 DGB금융지주는 증권사 매물이 시장에 나올 때 마다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지방금융지주사 중 하나다.

최초 지방은행으로 시작한 대구은행을 바탕으로 보험사, 캐피탈 등의 다양한 계열사를 편입하며 2020년까지 전국구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는 DGB금융그룹의 입장에서 마지막 퍼즐이 증권업 진출이기 때문이다

DGB금융이 앞서 관심을 보였던 중소형 증권사 중 하나인 SK증권은 지난 7월 케이프투자증권 품에 안겼고, 대부업체 아프로서비스그룹과 본계약을 앞두고 인수가 무산 된 LS네트웍스의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분 매각은 잠정 보류 상태다.

때문에 마지막 남은 매물인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DGB금융의 인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로 손꼽히던 가격문제가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하이투자증권에 1조1,000억 원을 투입한 현대중공업은 당초 매각가로 7,000억 원 정도를 희망했지만 높은 가격으로 매각에 실패하자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 슬림화로 몸값을 대폭 낮춰 돌파구를 찾았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현대중공업그룹 보유지분 85.3%에 대한 예상 인수가를 약 4,500~4,700억 원 내외를 관측했다. 

DGB금융의 자회사 추가 출자 여력은 약 4,000억 원 내외지만 패키지로 인수하는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선물의 재매각 또는 대구은행으로부터의 배당을 통해 충분히 출자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비은행 강화를 통한 그룹의 수익원 다변화는 물론 고객의 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는 직간접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 오히려 독?…박인규 회장 '비자금' 문제 걸림돌

DGB금융지주 외에도 홍콩계 자산운용사 HKAM(HongKong Asset Management Ltd.)가 인수 의지를 피력하며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이 2파전 양상을 띠게 되면서 시장의 주목도는 더욱 올라갔다.

그러나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밝힌 뒤부터 오히려 DGB금융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을 싸늘해졌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 인수 검토 보도 이후 DGB금융 주가는 하락세다.

하이투자증권의 수익성이 높지 않아 그룹의 ROE 제고 여지가 높지 않은데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차입금 확대가 불가피해 그룹의 조달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역금융그룹으로서 하이투자증권과 시너지가 발휘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우려 등도 반영도니 결과다. 한 마디로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얻는 득보다 부정적 측면이 많다는 판단이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인수가가 낮은데다 경남권 지역 기반 증권사로 시너지 가능성 있다는 점에서 인수의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점포 수 총 29곳으로 가운데 경남·부산·울산 지역에서만 16곳 일만큼 경남권 지역 기반의 증권사라 할 수 있다. DGB금융 입장에서는 경남권을 공략하는 교두보로서 활용가능한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박인규 DGB금융 회장이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대주주적격성 관련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은 걸림돌도 지적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DGB금융 출자 여력으로는 대형증권사 인수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종합금융사로의 도약을 위해 사측 입장에서 증권사 인수가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하이투자증권은 적절한 규모의 M&A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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