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3분기 호조 '대조적'…최저임금 상승·공정위 규제 강화 움직임 등 악재 산적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불황 속 거침없는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던 유통강자 편의점업계에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을 기록하며 혹독한 한 해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상승과 공정위 규제 강화 움직임 등으로 GS리테일의 주력사업인 편의점과 슈퍼마켓 부문에 악재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당분가 뚜렷한 돌파구 마련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어닝쇼크에 주가 곤두박질

GS리테일이 부진의 늪에 빠져 우울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2,592억 원으로 13.7%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397억 원으로 37.6%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다.

앞서 지난 2분기에도 GS리테일은 영업이익은 53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1.7% 역신장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슈퍼사업부와 호텔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증가한 반면, 오히려 편의점사업부가 맥을 못추는 실정이다.

편의점사업부의 출점 비용 증가와 신선식품 폐기지원금 등의 가맹점 지원금 증가로 영업이익 이 감소했고, 왓슨스코리아의 적자 지속과 비경상세금이 발생으로 기타사업부 적자가 확대됐다.

실망스러운 실적은 곧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GS리테일의 주가는 지난 5월초 5만7,900원을 찍은 후 큰 폭 하락 추세에 접어 들었다. 14일 GS리테일은 3만6,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숙명의 라이벌 BGF리테일과 엇갈린 실적...고민 깊어진 허연수 사장

1인 가구 증가 바람의 타고 단 시간에 폭발적으로 커진 편의점 시장의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올해 GS리테일의 수익성은 악화일로 걷고 있다.

GS25의 경우 지난 3년간 매년 1,200~1,500개의 점포가 출점되는 등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편의점 점포 당 수익률은 점차 하락세다.

반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양대산맥’ BGF리테일의 경우 이번 3분기 시장 예상치보다 선방하는 실적을 보이며 희비가 엇가렸다.

BGF리테일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8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2% 증가한 856억 원을 달성해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 달성했다.

GS리테일의 최근 부진한 실적을 편의점 시장의 성장 둔화로만 치부하기에는 아쉬운 점도 남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5년 허승조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허 부회장의 조카인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이 본격적인 3세 경영에 포문을 열었다. 이후 GS리테일은 몸집 키우에 집중한 반면 BGF리테일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데서 차이가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내년부터 최저 임금 상승 등의 요인으로 편의점업계를 둘러싼 영업환경은 점차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선장 동력 발굴의 해법을 찾기 위한 허 사장의 고민은 더욱 깊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투자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최저임금 상승과 유통산업에 대한 공정위 규제 강화 움직임 등으로 GS리테일의 주력사업인 편의점과 슈퍼마켓 부문에 악재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당초 우려에 비해 지난 3분기 점포 출점은 423개점의 순증을 보였지만 향후 신규 출점 속도에 상당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며, 당분간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