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월 임기 만료…그룹 내 수장들 50대로 물갈이, 호실적 불구 연임성공 오리무중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증권가 수장교체 칼바람의 기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윤용암 사장의 임기가 내년 1월 만료된다. 윤용암 사장은 지난 2015년 1월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지난 3년간 삼성증권을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산관리 전문가인 윤 사장은 한동안 고액 자산가들의 이탈로 침체를 겪었던 삼성증권 자산관리 부문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조직개편을 통해 리테일본부 내 조직이던 초우량고객 전담 ‘SNI사업부’를 윤 사장의 직속 부서로 별도 분리해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인 고객을 직접 챙긴 사례가 대표적이다.

윤 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줄곧 고객 신뢰를 강조했다. 당장 눈앞의 실적을 좇는 것이 아닌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이를 위해 윤 사장은 가장 먼저 영업조직의 평가보상제도를 철저히 고객수익률 중심으로 뜯어고쳤다. 관리하고 있는 고객자산의 손실이 큼에도 불구하고 잦은 매매로 고마진이 발생했거나, 특정자산에 편중돼 투자됐을 경우 해당고객 관련 영업실적을 평가에서 제외해 직원들이 단순 매출보다 고객수익률에 더욱 집중하도록 했다.

투자자 보호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고변동성, 저유동성 등 손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위험상품'으로 지정하고 최소 기준 미달 시에는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를 금지시켰다. 판매를 허용한 경우에도 투자성향이 적합하지 않은 고객에게 원천적으로 판매를 불가능하도록 프로세스를 강화했다.

또한 내부 자율점검을 통해 불완전판매를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조기경보시스템 운영하고, 투자에 대한 위험 안내 등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대를 확대하는데 힘썼다.

이처럼 고객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정신으로 ’고객중심가치‘ 실천을 강조해 온 그의 노력은 올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전 부문 양호 기록을 세우는 것으로 빛을 발했다.

올해 실적도 좋았다. 삼성증권은 영업 전 부문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

최근 발표한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874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 매출액은 1조405억 원으로 3.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57억 원으로 77.0% 늘었다.

당초 삼성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896억 원, 당기순이익도 700억 원 정도였으나 뛰어 넘는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도 2,09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488억 원보다 40.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지수 상승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이익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구조화 금융 수익확대로 인수 및 자문수수료가 증가한 것이 실적 호조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아직 인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예전에는 그룹에서도 한 번에 인사가 나왔는데 이제는 계열사로 별로 정하기 때문에 언제쯤 발표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윤 사장의 연임을 속단하지 않는 분위기이며, 오히려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 중이다.

삼성그룹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자 계열사들의 사장 승진자 모두 50대로 채워진 것이 윤 사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등 그룹 내 불안한 상황이 윤 사장의 연임 성공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삼성 금융 계열사등 일부 사장 인사가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그룹 미래전략실이 주체로 인사를 진행했으나 올해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계열사별로 인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NH투자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수장들의 임기 만료가 대거 도래하면서 증권가 수장들의 대대적인 물갈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